[the L] (상보) 좌고우면 없이 갈길 가는 '소신파' 평가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의 김진동 부장판사(49·사법연수원 25기)는 '소신파'로 분류된다. 충남 서천 출신의 김 부장판사는 동국대부속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법조계에선 법정 밖의 여론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갈 길을 가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김 부장판사의 '소신'은 진경준 전 검사장(50·연수원 21기)의 '넥슨 주식대박' 사건에서 잘 드러난다. 진 전 검사장은 김정주 NXC 대표(49)로부터 공짜로 넘겨받은 넥슨 주식을 팔아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 등을 받았다. 검찰은 넥슨 주식 관련 혐의에 뇌물죄를 적용해 기소했으나 김 부장판사는 이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김 대표가 진 전 감사장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으려는 기대감의 정도를 넘어 다른 공무원의 직무 알선 대가로 이익을 줬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가 막연한 기대감을 품었을 수는 있지만 특별한 청탁을 건네지는 않았기 때문에 뇌물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김 부장판사가 이 부회장의 선고공판의 생중계를 불허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입게 될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 손해 등을 비교할 때 중계를 허용하지 않는 게 맞다"고 불허 이유를 설명했다. 생중계 허용을 요구하는 여론보다 이 부회장의 인권도 보장해야 한다는 소신을 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선 심리 과정에서 김 부장판사는 공정하고도 효율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데 주력했다. 증인 신문이 논점에서 벗어난다 싶으면 어김없이 바로잡는 등 적극적으로 공판을 지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65) 재판에서 피고인이나 검사의 발언을 중간에 끊는 일이 거의 없는 김세윤 부장판사(50·연수원 25기)와 대조된다. 김세윤 부장판사의 경우 증인 신문을 끝내기 전 피고인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없느냐"고 의사를 확인하는 것을 빼놓지 않을 정도로 배려심이 돋보이지만, 재판 진행을 방해하는 방청객의 소란 행위에 대해선 즉시 감치재판에 회부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 부회장 사건의 주심 판사인 이필복 판사(31·연수원 41기)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주심 판사는 재판부의 논의사항과 결론을 정리해 판결문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판사는 근면성실하고 꼼꼼하면서도 판단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신이 뚜렷한 '원칙주의자'로 알려졌다. 이 판사는 사법고시 1차 시험에서 차석을 차지하고 사법연수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수재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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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5년 한 지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법부의 존립 근거는 국민의 신뢰에서 비롯된다"며 "나 스스로 법원의 얼굴이라 생각하고 사건 하나하나를 성의껏, 겸손한 마음으로 대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충남 청양 출신인 이 판사는 공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