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위한 각종 위원회 신설안 등 쏟아져, 신중한 접근 필요
"낡은 무전기 교체하려고 예산 한 푼 더 받는 것도 힘들어요."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며 경찰이 3개 위원회와 2개 전담부서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민간자문기구 경찰개혁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을 토대로 만든 개혁안 일부다. 경찰의 이런 움직임은 치안 업무 필수품조차 바꾸기 어렵다는 현장 경찰의 넋두리와는 거리가 있다.
신설 조직의 역할과 취지 등을 보면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민간전문가 10명을 채용키로 한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경찰의 경비·수사·정보수집 과정에서 경찰권이 잘못 행사됐거나 인권침해가 의심되는 사건 등을 다시 조사해서 원인을 밝히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미 채용절차에 들어갔다.
이와 별개로 인권정책관(인권교육 전담부서 포함)과 성평등위원회(민간위원 7~10명으로 구성 예정)도 신설된다. 2019년에는 조직 내 성비위 등 전담부서 설치를 위한 안도 만들 계획이다.
수사 분야에도 위원회가 생긴다. '시민에 의한 민주적 외부 통제기구'를 표방했다. 경찰 외부에서 문제가 된 경찰관을 직접 소환하고 수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개혁위는 100명이 넘는 규모를 제안했다. 이 외에도 개혁안에는 각종 '전담' '전문' '외부'로 설명하는 인력 확보 계획이 담겨있다.
인력을 확충하고 조직을 신설하려면 당연히 돈이 든다. 그 돈은 어디서 나올까. 경찰 본연의 업무를 위한 예산 확보도 매년 어렵다. 치안 관련 인력을 보강하고 업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예산도 항상 모자란다는 얘기다.
곳간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개혁안이 본래 뜻대로 실행될 수는 없다.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실현 가능성까지 높은 건 아니고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다. 오히려 재정이 뒷받침되지 못해 이런 계획이 무산되면 전체 경찰 개혁도 표류해버릴 우려가 있다. 논의가 진행될수록 각종 조직 신설, 인력 확충 계획이 쏟아져나오는 게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론 민간 전문가에게 경찰 정책을 자문하고 시민들이 독립기구를 통해 경찰 권력을 견제하는 일은 중요하다.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구체적 실행안이라도 현실을 반영해 만들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