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프고 다리 저리는 좌식…등받이로 편안해진 입식이 대체

좌식(坐式)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양 다리를 교차하는 양반다리를 하거나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을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다. 방바닥을 데워 생활하는 온돌문화에서 침대 문화로 생활상이 바뀐 것도 좌식 문화가 사라지는 데 기여했다.
4일 점심시간 서울 종로구 일대의 식당들을 방문해보니 다수 식당이 좌식에서 입식으로 테이블을 바꾼 것을 볼 수 있었다.
서린동 A한식당 대표는 "손님들이 좌식을 싫어한다"며 "우리 가게 뿐만 아니라 다른 식당들도 다 입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요즘 식당 트렌드를 설명했다.
맞은편 B한식당은 최근 바닥 아래로 다리를 내리고 등받이 의자에 기대어 앉을 수 있는 '호리고타츠' 방식으로 자리를 바꿨다. B식당 대표는 "요즘 젊은 사람이든 어르신들이든 좌식은 허리 아프다고 싫어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손님들도 좌식 테이블이 불편하다며 꺼려했다. 직장인 이모씨(26)는 "좌식 테이블은 벽 쪽이 아닌 이상 등을 기대기가 힘들어 허리가 아프다"며 "일부러 좌식 식당을 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평소 하이힐과 치마를 즐겨 입는다는 홍모씨(27)도 "치마를 입고 좌식 식당에 가면 치마가 올라갈까봐 무릎을 꿇고 앉아야 해 다리가 저리다"며 "회사 사람들에게 힐을 벗고 맨발을 보여주기도 민망하다"고 말했다.

식당 뿐만이 아니다. 좌식 테이블의 대표 장소로 여겨졌던 장례식장도 입식으로 바뀌는 추세다. 중앙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 병원 등이 입식 장례식장을 마련했다. 입식 장례식장에선 신발을 벗고 무릎을 꿇는 절 대신, 신발을 신은 채 가벼운 목례로 고인에 대한 인사를 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장례식장에 조문을 와 양반다리를 하거나 무릎을 꿇고 장시간 앉아있어야 하는 조문객들의 척추 및 관절 건강을 위해 입식 접객실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이현씨(30)는 "조문객이 올 때마다 상주가 바닥에 앉았다 일어나는 것이 무척 힘들어보였다"며 "입식 장례식장은 상주와 조문객 모두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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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다리는 실제로 허리와 다리 건강에 좋지 않다. 범재원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양반다리로 장시간 앉아있게 되면 목과 허리가 구부러지게 된다"며 "이런 자세는 디스크가 터지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바닥에 앉는 것 보다 허리에 무리를 덜 주는 등받이 의자에 앉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동호 화이팅마취통증의학과 광화문점 원장은 "양반다리는 허리근육의 긴장을 유발해 반복될 경우 디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 또 무릎관절에도 좋지 않아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불가피하게 양반다리를 오래해야 한다면 한시간에 한번씩은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