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국회가 국민참여재판 불출석 배심원에 과태료 부과 현황 묻자 大法 "자료 없다"

배심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국민참여재판에 불출석하는 경우 과태료를 내도록 하는 벌칙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배심원 4명 중 3명이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지만, 법원은 과태료 부과 등 조치에 대한 자료를 전혀 관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참여재판이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 강화와 재판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08년부터 국민이 배심원으로 형사재판에 참여하도록 한 제도다.
28일 대법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51·부산 사상)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각급 법원별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후보자의 출석률 및 불출석 배심원 후보자에 대한 조치 결과'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일선 법원에서 선정한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후보자들의 평균 출석률은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이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에게 재판 출석을 요청하면 4명 중 1명만 법원에 출석한다는 뜻이다.
최근 3년간 전국 법원 가운데 가장 낮은 배심원 출석률을 보인 곳은 춘천지방법원으로 18.2%에 불과했다. 출석율이 가장 높은 창원지방법원의 경우에도 출석률은 31.5%에 그쳤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평균 수준인 25.8%였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배심원은 국민참여재판에서 공판절차가 끝나면 유무죄와 형량에 대한 결론을 내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에겐 재판에 출석할 의무가 지워진다. 출석통지를 받은 배심원·예비배심원·배심원후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기일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불출석자에게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과태료 규정은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지적이다. 대법원은 장 의원 측이 기일에 불출석한 배심원 후보자들에 대한 어떠한 조치를 했는지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자 "자료가 없다"고 답변했다. △불출석 배심원의 수는 얼마인지 △불출석 배심원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는지 △일부에게만 부과했다면 그 비율은 얼마인지 △부과된 과태료 액수는 얼마인지 등에 대해 아무런 자료가 없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배심원이 출석하든 말든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국민참여재판 자체의 활성화도 숙제로 남아있다. 제도가 도입된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0년간 이뤄진 국민참여재판은 총 2267건으로, 국민참여재판 대상사건 14만3807건 가운데 1.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