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겨울왕국2' 노키즈관…법적문제 없다?

[팩트체크]'겨울왕국2' 노키즈관…법적문제 없다?

유동주 기자
2019.11.28 15:34

[the L]변호사들 "키즈관·노키즈관 별도 운영은 문제 안돼"…"일정 규모이상 구분 설치 법제화 필요"

영화 '겨울왕국2'. 2019.11.11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영화 '겨울왕국2'. 2019.11.11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지난 21일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에 어린이 관객들이 몰리며 '노키즈존'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전체관람가인 등급 탓에 성인과 어린이가 한 공간에서 영화를 보면서 관람을 방해받았다는 성인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상영관 내에서 일부 어린이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의자를 발로 차고 복도를 돌아다니는 등 관람에 방해되는 행위를해 제대로 영화를 관람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겨울왕국2'를 계기로 '노키즈 상영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노키즈관'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노키즈존을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로 판단해 금지했다는 주장이다.

◇인권위 "'아이 동반 전면 배제'는 차별"…'구분'운영은 문제없어

하지만 현행법이나 인권위에 의해 '노키즈 상영관'이 금지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영화관 측은 헌법 제15조에 따라 영업의 자유가 보장된다. 따라서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어린이의 관람을 전면 금지하는 게 아니라 '노키즈관'과 '키즈관'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문제없다.

인권위가 지난 2017년 '노키즈존'이 "나이를 이유로 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 행위"라고 판단한 사례는 제주의 한 레스토랑에서 9세 아이를 동반한 부모의 입장을 거절했던 사안이다. 그런 경우엔 나이를 이유로 특정 집단을 서비스 이용에서 아예 배제했기 때문에 인권위가 '차별'이란 판단을 내렸다.

인권위 해석과 권고를 존중하더라도 식당이나 영화관에서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 '키즈존'과 '노키즈존'을 구분한다면 '차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이소연 변호사(리인터내셔널 특허법률사무소)는 "아이들의 출입을 전면 금지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영화관에서 같은 영화에 대해 성인용과 어린이용 상영관을 구분해 운영한다면 전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차별금지하고 인권중시하는 영국·미국도 '노키즈존' 있어

인권위는 지난 2017년 노키즈존에 대해 '차별'에 해당한다며 시정을 권고했지만, 강제력은 없다. 따라서 그 이후로도 노키즈존 운영 업소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아울러 노키즈존이 아동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는 반박도 여전하다. 인권위 판단에 법적 근거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인권위는 '평등권'을 규정한 헌법 제11조, 인권위법 제2조 제3호의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 그리고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을 근거로 노키즈존을 차별로 봤다.

그런데 반대로 업소 주인도 헌법 제15조에 따라 '영업의 자유'를 보장받는다. 결국 인권위는 업소 주인의 자유권보단 아이와 아이 부모의 평등권만 강조한 셈이다. 이런 문제를 감안하면 헌법상으로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다. 게다가 헌법은 원래 국가와 개인의 권리관계를 규정한 것인데 개인 사이에 벌어지는 권리 다툼에 인권위가 헌법을 끌어 들인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다.

인권위법 제2조 제3호에 따르더라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노키즈존은 가능하다. 실제로 영국과 미국에서도 노키즈존이 운영되고 있다. 인종·종교·출신·장애를 이유로 차별하는 것에는 매우 민감하게 금지하는 게 영미권 문화지만 노키즈존은 '차별'이 아니라 본다.

◇'아이 탓' 사고나도 '업주 책임' 될 수 있어

게다가 아이의 행동으로 식당 등에서 사고가 날 경우, 오히려 업주 책임이 될 수 있다. 박의준 변호사(머니백 대표)는 "아이의 잘못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라도 업소 주인은 민·형사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안전·관리의무가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업소 내에서 아이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 법원은 대체로 주인에게 상당 부분 책임을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구지방법원은 2008년 숯불갈비 식당에서 뛰어다니던 만 24개월 된 아이가 화로를 옮기던 식당 종업원과 부딪쳐 화상을 입은 사건에서 식당 주인에게 50% 책임을 물었다.

식당 내부 통로에 세워둔 유모차에 종업원이 된장찌개를 쏟아 4세 아이가 화상을 입은 사건에서도 의정부지방법원은 식당 주인 책임을 70%로 봤다. 식당 내 유모차 반입 금지가 게시돼 있었다고 식당 주인이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치료비 880여만원의 70%인 620여만원과 위자료 550만원을 더해 총 1170여만원을 주인이 지급하라고 했다.

이필우 변호사(입법발전소)는 "노키즈존 금지는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로 위헌 소지가 다분하고, 지금처럼 노키즈존 문제를 방치해선 결국 혐오의 문제만을 지속시킬 우려가 있다"며 "일정 크기 이상의 식당이나 영화관 등에 키즈존·노키즈존을 구별 설치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방법 등으로 해결책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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