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이슈+]전국 곳곳에서 무더기 확진…의료·종교·복지시설 추가 확진 가능성

신천지 교단 내에서 코로나19(COVID-19) 감염이 발생한 이후 전국 곳곳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주로 폐쇄된 공간 내에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종교 시설이나 돌봄을 위해 밀접 접촉이 자주 이뤄지는 의료 시설, 복지 시설 등에서 확진자 한 명만 나와도 무더기 확진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달아 나타난다.
특히 25일에도 단체 활동이 많은 시설들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사례들이 추가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25일까지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살펴보면 대다수가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 대남병원 등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으로 인한 것이다. 이외에도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 수련회와 이스라엘 단체 순례객 등 단체 활동과 장애인시설 등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
이날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확진자의 약 70% 이상이 집단 감염 사례다. 우선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환자가 56.1%(501명),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환자가 12.7%(113명)다. 두 집단 사례만 합쳤을 때 이미 70% 가까운 비율이다.
여기에 부산 지역에서 확진 받은 온천교회 교인 22명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10명 중 7명은 집단 내에서 감염됐거나 이들과 접촉한 경우 연쇄 감염된 사례들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국내 총 확진자 수는 977명이고 이중 22명은 격리 해제됐다. 사망자는 10명이다. 1만3880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망자 중 6명은 대남병원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례다. 정은경 질본 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오랜 병 생활을 했고 급성기에 치료가 부족해서 중증 환자와 사망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대남병원 확진자들에 대해 분석했다.

집단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수는 계속 증폭될 전망이다. 특히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연일 등장하고 있다. 이날 경북에서만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15명이 전일 대비 추가 확진(오전 8시 기준)됐다. 경북 청송교도소에서도 신천지 교인인 20대 교도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울산에서도 친구와 신천지 예배를 참석한 28세 남성이 코로나19 검사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신도들과 접촉해 발생한 연쇄 감염 사례도 적잖다. 경북 상주에서는 예천 소재 장애인시설 극락마을 간호사 A씨(37·여)가 신천지 교인인 시어머니와 접촉했다 확진받았다. A씨의 시어머니 역시 확진자다. 서울에서도 동작구 사당5동에서 대구 소재 직장에 다니는 A씨가 신천지 교인인 직장 동료에게 옮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충북 음성에서도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인 경기 이천 지역 확진자와 접촉한 A씨(51)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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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북 칠곡 경북대병원에서 진료 받다 사망한 9번째 사망자 역시 신천지 대구교회 확진자와 접촉했다고 보고됐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신천지 교인 명단을 확보해 숨은 환자를 더 확인하려 하고 있는 만큼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날 경기도는 과천 신천지 본부에 강제 진입 조사를 시도했다.

문제는 신천지 교회와 대남병원 외에도 집단 감염 사례가 곳곳에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경상북도에 따르면 경북 칠곡군 중증장애인시설 밀알사랑의집에서 오전 8시 기준 21명이 코로나19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등장한 첫 확진자까지 합치면 이날까지 22명이 밀알사랑의집 관련 확진자다.
경북에 따르면 밀알사랑의집의 입소자와 종사자는 다 합쳐 69명뿐이다. 첫 확진자 이틀 만에 같은 공간에 있던 32%가 감염된 셈이다. 경북도가 이들 69명에 대해 모두 검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추후 추가 확진자가 또 다시 무더기로 나올 수 있다.
밀알사랑의집 외에도 집단 감염 사례가 우려되는 곳들이 여러 곳에 있다. 주로 제한된 공간에서 다수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비슷한 사례가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간호사가 확진된 장애인시설 '극락마을'도 밀알사랑의집과 비슷한 사례가 될 수 있다. 교도관 한 명이 확진된 청송교도소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소수의 의료진이 다수의 환자를 관리하는 의료시설 등에서 집단 감염 우려가 높다. 특히나 병원은 면역력이 취약하고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많아 사망 우려까지 높다. 대남병원도 이같은 사례다.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도 5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시는 이날 은평성모병원을 다녀간 환자들을 찾는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 부산아시아드요양병원의 경우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회복지사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날부터 코호트 격리(병원 전체 격리)에 들어갔다.

인파가 밀집할 수 있는 곳들도 확진자가 한 명에도 모두가 긴장하게 되는 곳이다. 이 가운데 서울 강동구 대형교회인 명성교회에서 부목사가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인근 주민들과 교인들의 감염 우려가 높아졌다.
명성교회 등에 따르면 이 목사는 지난 14일 신도 5명과 대남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교인 가족 장례식에 참석했다. 당일 상경한 뒤 증세를 느끼지 않았지만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돼 지난 21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다음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목사는 검사 전인 지난 16일 오후 예배에도 참석했다. 당시 이 예배에 신도 약 2000명이 참석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밀폐돼 있거나 인파가 밀집할 수 있는 곳들을 코호트19 방역에 위험한 곳으로 꼽는다. 정 본부장도 지난 22일 "장시간 동안에 폐쇄된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을 통해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자체 등에서는 종교계 등에 예배와 미사, 법회 등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 천주교는 서울대교구 미사를 1831년 교구가 생긴 후 189년 만에 처음으로 미사 잠정 중지를 선언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환자가 있는데 기침·재채기를 하면 비말에 바이러스가 주변 사람을 감염시키고 때에 따라 멀리까지 날아가 감염자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며 "대도시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더 위험할 수 있으니 미리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