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추미애가 쓴 '수명자' 흔한 말인지 검색해봤다

[팩트체크]추미애가 쓴 '수명자' 흔한 말인지 검색해봤다

유동주 기자
2020.07.23 10:20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이 불성실하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0.7.22/뉴스1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이 불성실하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0.7.22/뉴스1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 간의 말다툼의 원인 중 하나였던 '수명자(受命者)'라는 용어에 대해 법조계에서도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수명자'가 '법률용어'가 맞는 지에 대해 법률가들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김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수명자'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던 추 장관이 직접 쓴 초안이라고 나중에 해명한 법무부 입장문 가안을 언급하며, 최 대표가 추 장관이 썼다는 초안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했다.

'수명자'라는 표현이 추 장관은 그동안 발언한 기록이 없지만 최 대표는 자주 썼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법률용어고 법전에 있고 법률용어사전에도 나오는 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김 의원이 재차 추궁하자 추 장관은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냐"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양측이 극렬하게 대립했다. 이후엔 말싸움이 이어졌고 의원석에서도 야유와 고성이 나왔다.

법령 기준으론 '군인복무기본법' 본문에만 등장하는 용어

김 의원은 '수명자'라는 표현은 군사법원에서 쓰는 말이고 군법무관 출신인 최 대표가 즐겨쓰던 용어라고 하자 추 장관은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여자인 법무장관은 '수명자'라는 용어를 쓰면 안 되느냐"면서 "박원순 시장에 대한 피해자는 그렇게 안타까워하고, 제 아들 신상까지 결부시켜 질문을 하니까 제가 오늘 질문이 연결이 잘 안 돼 죄송하지만 이 정도 밖에 답변 못함을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후 바로 국무위원석으로 돌아가 버리기도 했다.

법률용어사전에 '수명자'를 따로 수록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수명법관', '수명판사'는 법조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고 흔히 쓰는 법률용어다. 따라서 비법조인에겐 '수명자'라는 용어가 한자가 병기되지 않은 경우엔 바로 와 닿지 않을 수 있지만, 법조인들은 '수명자'라는 한글표현만 듣거나 읽어도 바로 그 의미는 파악할 수 있는 용어다. 법조인들에겐 '수명자'가 흔히 쓰는 '수명법관' 등의 단어와는 다르지만 그 뜻을 바로 알 수 있는 법률용어 정도로는 인식된다.

공신력 있는 '법률용어사전'은 없기 때문에, 법률용어사전에도 나온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수명자'를 법률용어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7.22/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7.22/뉴스1

법제처에 운영하는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에서 '수명자'를 검색해보면 법령(법률, 대통령령, 부령 등) 중에선 본문에 '수명자'가 등장하는 법률이 하나 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이다. 군법무관 출신 최 대표가 '수명자'라는 표현에 익숙한 이유도 이 법률 때문일 수 있다.

제24조(명령 발령자의 의무) 제2항에 "명령은 지휘계통에 따라 하달하여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지휘계통에 따르지 아니하고 하달할 수 있고, 이 경우 명령자와 '수명자'는 이를 지체 없이 지휘계통의 중간지휘관에게 알려야 한다"고 돼 있다.

'법령' 기준으로는 군인기본복무법에만 '수명자'라는 용어가 들어 있기 때문에 일부 매체에서는 최 대표만 즐겨쓰는 용어일 뿐 추 장관에겐 낯선 단어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규칙·훈령 등에도 등장하고 '판결문'에 판사들이 종종 쓰는 표현

하지만 자치법규(조례, 규칙)나 행정규칙(훈령, 예규, 고시)으로 검색하면 규칙 등의 본문에 '수명자'라는 용어가 자주 쓰인다. 예를 들어 각 지자체마다 만들어 놓고 있는 '당직 및 비상근무 규칙'이나 법무부 훈령인 '소년원·소년분류심사원 감호업무지침', '보호관찰기관 당직 및 비상근무 지침' 등에 '수명자'라는 용어가 본문에 쓰인다.

게다가 판례로 검색해 보면 '수명자'는 종종 등장한다. 판사들이 판결문에 자주는 아니지만 용어에 대한 큰 고민없이 쓸 수 있는 표현이란 것이다.

따라서 판사 출신인 추 장관이 '수명자'라는 표현에 익숙하고 그 용어를 법무부 입장문 초안에 썼다는 주장에 대해선 '오류'라거나 '허위' 혹은 '억지'라는 지적은 과하다고 볼 수 있다.

'수명자'는 보통의 법조인들이 흔히 쓰는 표현은 아니지만 판결문에 종종 쓰이고 법조인이라면 누구나 금방 그 뜻을 알 수 있는 용어라고 결론내릴 수 있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강남)은 "수명자가 법률용어가 아니라고 하는 건 무리가 있고, 법조계가 과거엔 한자로 된 법률용어를 더 많이 썼기 때문에 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판사 생활을 한 추 장관에겐 익숙한 용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 검색 페이지에서 '수명자'라는 단어가 여러 판례에서 발견된다./사진=대법원 홈피
대법원 판례 검색 페이지에서 '수명자'라는 단어가 여러 판례에서 발견된다./사진=대법원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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