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마리의 유기동물 이야기 - 첫번째, 삐용이] 심장사상충 4기 유기견, 신혼부부가 데려와…"이렇게 예뻐졌어요"

가수 김희철씨가 한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짜 솔직한 말로, 전문가들은 초보 애견인에게 유기견을 절대 추천 안 한다"고. 버려진 상처가 있으니, 사람에게 적응하는 게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유기견은 마치 반려하기 힘든 것처럼 편견을 조장할 수 있어, 동물보호단체를 포함해 많은 반려인들 사이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유기견을 입양하려다가도 꺼릴 수 있고, 대신 번식장의 고통과 연관된 펫샵으로 향하게 할 수 있어서였다. 영향력 있는 이의 발언은 무서운 것이므로.
이에 조금은 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유기동물을 입양해 소중한 가족으로 맞았고, 또는 가족으로 함께하다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지켜준 이들의 실제 이야기 말이다.
틈틈이, 느슨하게, 사연을 받아 취재한 유기동물 89마리를 연재글로 담을 예정이다. 읽다 보면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가면 자연스레 좋아질테니까. 그렇게 지금도 길을 떠돌거나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기다리고 있을, 어떤 존재에게도 평생 함께할 가족이 생기길 바라며.

삐용이는 심장사상충 4기의 믹스견이다. 버려져서 보호소에 있었다. 입양해달라는 공고가 나갔어도, 관심을 많이 받진 못했다. 다 컸고, 또 아픈 녀석이라 그랬을까.
신혼부부가 우연히 SNS에서 삐용이를 봤다. 하얗고 작은 이 아이의 표정에 눈길이 갔단다. 가족으로 맞기 전 몇 날, 며칠을 고심했다. 그리고 입양 신청을 하기로 했다.

삐용이를 입양한지 4개월이 됐다. 평범한 다른 개들과 같단다. 사람들 편견처럼 버려졌다고 트라우마가 있지도 않고, 우울해 한 적도 없고, 문제 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심장 사상충을 잘 이겨냈고, 매우 건강하며, 작은 일에도 행복해한다.
병원에 가선 힘든 검사를 받았는데도, 보호자를 보자마자 웃어줬다. 그걸 보며 부부는 엉엉 울었다. 왜 이 예쁜 아이를 이렇게까지 만들었을까 싶어서. 엉킨 털을 처음 미용했을 땐, 무서웠을텐데도 엄마를 보면 마냥 좋다고 웃어줬다.

엄마가 방귀뀌면 깨서 쳐다보고, 노랑색으로 드레스코드도 맞췄다. 이모들이 사준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한다. 코까지 골며 쿨쿨 베개를 베고 자기도, 아빠랑 똑같은 자세로 자기도 한다. 다른 강아지 친구에게 너무 치근덕거려서 강제 연행되기도 한다. 이렇게 소소하게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유기견을 입양했단 이유로, 그들을 대단하게 바라봐주기도 한다. 그러나 부부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에요. 그저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었고, 가정 분양과 펫샵 분양의 문제점을 알고 있어 유기견을 입양했을 뿐이고요. 여전히 많은 유기견들이 입양되지 못해 안락사를 당하는 게 안타까웠고요."

정말 평범한, 어찌 보면 당연히 해야할 선택임을 모두가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삐용이네 가족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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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꼭 고려해야 할 사항은 뭘까. 이는 사실 어떤 동물이든 가족으로 맞기 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세 가지는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1. 입양할 동물이 현재 입양자의 환경에 맞는가?
2. 아프거나 다쳤을 때에도 병원 치료를 책임지고 해줄 수 있는가?
3. 온 가족이 모두 입양에 찬성하는가?
여기에, 인연을 맺은 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피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한다. 집에 다른 동물이 있다면, 잘 어울릴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경제적 부담을 질 의사와 능력이 되는지, 함께할 동물을 공부할 각오가 됐는지도.

결심이 서면, 각 지역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직접 입양할 수 있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서도 유실유기동물을 볼 수 있지만, '포인핸드' 앱을 설치하면 좀 더 손쉽게 전국 보호소 유기동물의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혹은 동물보호단체를 통해 치료나 접종, 중성화 수술까지 마친 유기동물을 입양할 수도 있다.

[예고편] 89마리의 유기동물 이야기 두번째는, 크림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