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푸틴은 살인마" 팻말 들고 나타난 그들...러시아인들이었다

[르포]"푸틴은 살인마" 팻말 들고 나타난 그들...러시아인들이었다

김성진 기자
2022.02.27 19:11

한 우크라 여성, 집회 동참 중 가족 '폭격' 소식 들어…비극은 현재진행형

제한 러시아인들 등 참석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제한 러시아인들 등 참석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재한 러시아인들이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한 적이 없다(We never supported this war)"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우크라) 침공을 규탄하고 나섰다.

재한 러시아인들은 27일 오후 4시쯤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우크라 전쟁 반대 집회'를 열고 "러시아인들은 이 전쟁을 원치 않는다(Russians don't want this war)"고 밝혔다.

당초 이들은 20여명만 모이는 소규모 집회를 열려 했지만 인터넷에 집회 소식이 알려지자 '우크라 침공'에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이 몰려들어 집회가 100여명 규모로 커졌다.

이들은 각양각색 포스터를 직접 만들어 우크라 침공을 규탄했다. 한 러시아인은 "우크라에서 손 떼(Hands-Off Ukraine)"이라 적힌 포스터를 들었다.

27일 오후 4시쯤 재한 러시아인들은 각양각색 포스터를 들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 한 러시아인은 "푸틴은 암세포(Putin is Cancer)"라 적힌 포스터를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사진=김성진 기자
27일 오후 4시쯤 재한 러시아인들은 각양각색 포스터를 들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 한 러시아인은 "푸틴은 암세포(Putin is Cancer)"라 적힌 포스터를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사진=김성진 기자

유독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한 포스터가 많았다. 이들은 "푸틴은 암 세포와 같다(Putin is Cancer)" "푸틴, 역사가 지켜본다(Putin, History is watching you)" "푸틴은 살인마(Putin is Killer)"라 적힌 포스터를 들었다.

이들은 발언 기회를 잡고 "푸틴은 범죄자"라며 "한국인들도 도울 수 있다면 이 전쟁을 함께 멈추자"라고 말했다.

15년 째 한국에 사는 이고르 필리노모노프씨는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하고 3일간 끔찍한 상상들이 떠올라 잠을 잘 수 없었다"며 "러시아 시민으로서 우크라인들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인 피가 흐르는 러시아인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 3년째 산 데니스(Dennis·47)는 친할머니가 우크라 사람이다. 여동생도 소련 붕괴 당시 우크라에 살아 우크라 국적을 얻었다. 데니스는 "여동생이 키예프 10km 거리에 사는데 포탄이 머리 위를 지난다고 한다. 두려움에 복도에서 잠을 잔다고 한다"며 "어떻게든 이 전쟁과 비극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4시쯤(한국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부챠에는 아나스타샤 샤포발로바(25)의 가족이 사는 아파트가 러시아군에 폭격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사진제공=아나스타샤 샤포발로바
27일 오후 4시쯤(한국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부챠에는 아나스타샤 샤포발로바(25)의 가족이 사는 아파트가 러시아군에 폭격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사진제공=아나스타샤 샤포발로바

이날 집회에는 재한 우크라인들도 다수 참여했다. 우크라인들은 이날 오전에도 서울 중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침공 규탄 시위를 열었다.

1년째 한국에서 모델일을 하는 아나스타샤 샤포발로바(25)는 이날 오후 집회에 참여하던 도중 가족이 사는 아파트가 폭격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현재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아나스타샤는 "우리 국민을 더 이상 죽이지 마세요(Stop killing our people)" 구호를 외치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아나스타샤는 "한국인들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 흘려 싸웠다고 들었다"며 "부디 러시아를 멈출 제재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반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50개 이상 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일어나 전날까지 3일 동안 약 2700명이 구금됐다. 총리 자택이 있는 런던 다우닝가와 일본 도쿄의 주요 기차역, 대만 일대에서도 반전 시위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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