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新모빌리티 대전, 택시에서 주차로] ②승용차 늘어나는데 여전히 영세한 주차장산업

승용차는 점점 늘어나는데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길바닥에서 주차장을 찾아 헤매느라 받는 스트레스와 시간낭비, 교통혼잡의 폐해를 따지는 '주차고통비용'이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이하면서 주차장 수요는 더 늘고 있다. 차량이 대기하면서 충전과 세차, 경정비를 할 공간이 필요해서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주차장은 관리인이 수기로 운영하는 영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모빌리티 사업자들이 어둡고 습한 주차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국 차량 등록대수는 2507만180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민 2명 당 1대 꼴로 보유한 셈이다. 2015년 등록대수 2098만9885대에 비해 7년 새 19% 가량 늘었다. 2015년 1656만1665대이던 승용차가 올해 1분기 2055만291대까지 늘어나며 이 같은 증가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주차장은 이에 비례해 늘어나지 않았다.특히 전국 차량의 44%(1111만8288대)가 등록된 수도권의 주차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주택가의 등록차량당 주차장 면수 확보율은 79.5%에 불과하다. 10대 중 2대는 불법주차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주요 도심지에선 차량을 넣고 빼기를 반복하는 '테트리스 주차'가 횡행하고 있다.
주차의 어려움으로 주차장을 찾아 배회하는 차량들이 빚는 도로 혼잡, 그에 따른 불법 주정차의 성행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주차 고통비용'(Parking Pain)이라고 불린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이 같은 주차고통비용이 연간 38조~4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주차 고통은 근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차에 따른 것이다. 주차 수요가 높은 도심은 주차장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뿐더러 땅값 역시 비싸다. 차량의 이동으로 인한 변동성은 도시 내에 차량 1대당 주차장 1면 이상이 필요하게 만든다. 차량이 몰리는 '피크타임'에 주차장 규모를 맞추게 되면 비효율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주차장 이용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 필수적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주차장의 실시간 이용 상황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주차 수요 예측과 분산에 활용함으로써 원활한 주차장 연계가 가능토록 하는 게 방법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주차장은 영세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게 현실이다. 업계에 따르면 빅데이터 활용에 능한 기업형 주차장은 전체 주차 시장의 20~30%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형 주차장의 침투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카드결제조차 안되는 영세 주차장이 대다수"라며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주차 효율을 높일 영역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유 차량을 넘어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이하면서 주차장의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자율주행차 수용성 설문조사에서 일반인 응답자들은 '자동주차시스템' 기능에 가장 많은 평균가격 지불 의사를 밝혔다. 이는 탑승자를 내려준 뒤 차량이 스스로 주차장을 찾는, '자율 발레주차'다.
주차장은 자차 운전자를 위한 세차·경정비 외에 전기차 충전 등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의 거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때문에 모빌리티 사업자들이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가리지 않고 주차장 확보에 몰려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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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전문가 차두원 박사는 "기존에 차량이나 서비스 중심이었던 모빌리티산업의 중심이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주차장이 관심을 받고 있다"며 "그동안 선보인 기술개발과 디바이스 서비스들이 주차장이라는 공간에서 보다 원활하게 유기적으로 통합되는 '공간 혁명'인 셈"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