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건산업진흥원, 연구병원 논란 책임자 처벌하랬더니 '교육 파견'

[단독]보건산업진흥원, 연구병원 논란 책임자 처벌하랬더니 '교육 파견'

이창섭 기자
2022.10.12 13:00

직급보조비 1800만원도 회수 못해

보건산업진흥원 사옥
보건산업진흥원 사옥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진흥원)의 '바이오허브'가 논란이 됐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보건복지부가 철저한 감사를 약속했지만, 핵심 책임자는 오히려 '승진 코스'로 알려진 국방대학교의 안보 과정 교육 파견을 나갔다.

12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진흥원의 바이오허브 설립에 관여한 엄모 씨는 지난해 12월 진흥원의 미래정책지원본부장 보직에서는 내려와 올해 2월 7일부터 국방대학교 안보 과정 교육 파견을 나갔다. 파견 기간은 올해 12월까지다.

국방대학교 파견 교육은 보통 정부 부처 고위공무원단 등에 해당하는 승진자를 위한 교육이다. 한 해 등록금이 약 650만원에 이른다. 일각에서 "국민 혈세를 들여 각 부처 고위공직자들과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황제 파견'을 보내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엄 씨는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던 바이오허브라는 법인의 대표였다. 바이오허브는 2017년 진흥원이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패키지 사업에 참여하면서 바이오벤처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된 법인이다.

바이오허브는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설립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진흥원 직원인 엄 씨가 별도로 법인을 만들어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제대로 된 법적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흥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부터 매해 2000만원씩 기부금을 받았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진흥원은 연구중심병원을 지정하는 기관인데 피지정기관으로부터 돈을 받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진흥원은 지난 2017년부터 4년간 총 10개 병원에서 약 6억5000만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받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서 의원은 바이오허브가 연구중심병원으로부터 돈을 받아 창업 기업에 투자하고, 해당 창업 기업을 바이오허브가 연구중심병원에 연계하는 구조의 '삼각 카르텔'이 형성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러한 지적에 "법적인 검토 등이 충분히 이뤄졌는지와 투명하게 공개됐는지 등에 대해 감사를 통해 점검해보겠다"고 약속했다.

바이오허브 사건의 중요도를 생각하면 책임자에 중징계 처벌까지 예상할 수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진흥원 주무 담당 부처(보건산업정책국 보건산업정책과)에 본 감사를 맡긴 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엄 씨는 2017년 바이오허브를 설립할 당시 양성일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과 이영찬 진흥원 원장으로부터 포괄적인 결재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부당한 방법으로 받은 엄 씨의 직급 보조비도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엄 씨를 비롯한 진흥원 관계자들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별도 규정을 만들어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약 1400만원을 직급 보조비 명목으로 받았다.

이후 이들에게 주의·경고 조치가 주어졌지만 엄 씨를 포함해 두 명으로부터 약 1800만원을 아직도 돌려받지 못했다. 엄 씨는 현재 교육 파견 중이며, 다른 한 명은 직급 보조비를 내지 않고 퇴사해 보건복지부 산하 다른 기관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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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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