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수험장 늦을거 같아요" 발동동…그 순간 나타난 구세주

[르포]"수험장 늦을거 같아요" 발동동…그 순간 나타난 구세주

정세진 기자
2022.11.17 09:00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7시,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앞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과 자율방범대의 도움을 받아 수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7시,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앞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과 자율방범대의 도움을 받아 수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압구정 현대고요? 성수대교 건너면 빠를 겁니다. 싸이카 앞으로 오면 바로 출발 하겠습니다."

심기섭 서울 성동구 자율방범연합회 사무국장이 급해졌다. 17일 오전 7시 10분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 '평소대로 나왔지만 늦을 같다'는 수험생이 나타났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 집을 나선 이 수험생은 왕십리역에서 자율방범대원이 운전하는 차량 뒷좌석에 탔다. 속칭 '싸이카'로 불리는 경찰용 오토바이가 앞에서 길을 터주는 역할을 맡았다.

예년 같았으면 수험생을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후송 했겠지만 올해부터는 안전상의 이유로 수험생 오토바이 탑승이 금지됐다. 서울경찰청에서 사용하는 싸이카 대다수가 1인승 BMW모델인 탓도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이 모델은 사용 형식 승인 받을때 1인승으로 받아서 보험도 모두 1인승으로 가입돼 있다"며 "예전에 경찰에서 많이 사용하던 할리데이비슨 모델은 대다수가 퇴역했다"고 말했다.

수능수험생은 오전 8시 10분까지 고사장 교문을 통과해야 한다. 수험생의 안전한 도착을 위해 이날 왕십리역 앞에는 성동구 자율방범대 회원 40명이 오전 6시부터 모여 수험생 긴급 수송을 준비했다. 서울경찰청에서는 수송차량 에스코트를 돕기 위해 싸이카 2대가 지원 나왔다.

"작년에 2명이나 실어줬어요."

25년 차 방범대원인 황의이 성동구 자율방범대 고문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앞에서 6~7명의 방범대원들과 함께 수험생 길안내를 했다. 작년에도 수능날 '수험생 긴급수송' 봉사에 나섰던 그는 인근 건대부고와 한양대부고로 수험생 2명을 안전하게 수송했다. 황씨는 "수험표를 안 가지고 온 학생이 있었는데 딱 고사장에 (오전) 8시에 도착했다"고 했다.

17일 오전 6시 30분, 서울 성동구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3번 출구 앞에서 자율방범대 회원들이 수험생에게 고사장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17일 오전 6시 30분, 서울 성동구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3번 출구 앞에서 자율방범대 회원들이 수험생에게 고사장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성수1가 2동 자율방범회장을 맡고 있는 A씨는 "작년에도 수험생 수송할 때 보면 경찰 싸이카가 어떻게 알고 좌회전하는데 앞에서 기다려 주면서 길을 터줬다"며 "그렇게 안하면 위험해서 그 시간안에 못 간다"고 했다.

A씨는 작년 기준으로 수능 당일 경찰 도움을 받아 왕십리역에서 인근 경일고, 성동고까지 10분 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신분당선과 연결된 왕십리역 6-1번 출구 앞에선 자율방범대 회원들과 택시기사들로 구성된 모범운전자들이 협조해 수험생 수송에 나섰다. 6~7명의 자율방대 회원들이 지하철 출구를 나오는 시민 중 고사장까지 이송을 원하는 수험생이 있으면 근처에서 대기하는 자율방범대 '긴급수송'차량과 수험생 수송지원차량으로 지정된 개인택시에 태웠다.

이날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왕십리역 6-1번 출구 앞에서만 10여명의 수험생이 지정된 택시와 긴습수송 차량을 타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수험생이 탄 차량의 운전을 맡은 한 자율방범대 회원은 "한대부고까지 10분이면 간다"며 "오늘 수험생 2명을 태워다 줬다"고 했다.

성동구 내 8개 시험장 중 2곳은 코로나19(COVID-19) 감염 수험생을 위한 고사장이다. 경찰은 혹시 있을 수 있는 코로나 확진 수험생의 긴급 수송 요청에 대비해 방호복도 준비했다.

이날 서울 성동경찰서는 자율방범연합회 회원 40명, 모범운전자 25명과 함께 수험생 이동을 지원했다. 관내 지하철역에 모범운전자들이 모는 택시가 배치됐고 고사장 주변 교차로에는 교통경찰이 투입됐다. 성동구청에서는 고사별로 2명씩의 공무원을 투입해 불법 주차 단속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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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세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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