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60년 맞은 소청심사위.."공무원 갑질·성비위 엄정 심사"

출범 60년 맞은 소청심사위.."공무원 갑질·성비위 엄정 심사"

정현수 기자
2023.06.20 05:40

[인터뷰]최재용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최재용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사진제공=소청심사위원회
최재용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사진제공=소청심사위원회

정부세종청사에 자리잡고 있는 소청심사위원회에는 재판장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징계 처분 등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공무원들이 주로 찾는다. 실제로 소청심사위원회가 관할하는 공무원은 일반직과 경찰·소방 등 약 38만명이다. 소청심사는 헌법에서 규정한 직업공무원 제도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미국과 영국 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청심사 기능을 유지하는 이유다.

소청심사위원회가 오늘(20일)로 출범 60주년을 맞이했다. 1963년 6월20일 차관급 기관으로 문을 연 뒤 한번도 기관명이 바뀌지 않았다. 차관급 이상 기관 중 오랜 기간 기관명이 바뀌지 않은 곳은 손에 꼽힐 정도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지만 독립성과 전문성을 토대로 묵묵히 제역할을 해온 덕분에 안정적으로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최재용 소청심사위원장이 1995년 처음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곳도 소청심사위원회다. 정부 인사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최 위원장은 "실무 공무원이 열심히 일하다가 실수로 받은 징계처분은 유연하게 심사하겠다"면서도 "음주운전과 갑질, 금품수수, 성비위 등에 대해서는 더욱 엄정하게 심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기관명이 바뀌지 않은 몇 안 되는 정부기관이다.

▶불합리한 징계처분 등을 받은 공무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60년 전의 초심을 잘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립성을 유지한 결과다. 위원회는 외부의 압력이나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사건에만 충실해 심사위원 각각의 판단으로 심사하고 있다. 전문성을 확보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소청심사 과정에서 과거와 달라진 점은.

▶1963년 99건이던 소청심사 건수는 최근 800여건 이상으로 늘었다. 이전에는 주로 징계 위주의 소청이 접수됐다. 최근에는 직위해제, 호봉 정정요청, 주의·경고 등 징계 이외의 불이익에 대한 구제 청구도 전체의 20~30%를 차지하고 있다. 공무원에 대한 국민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심사는 점점 더 엄정해지고 있다.

-'MZ 공무원'들의 달라진 성향도 느껴지나.

▶'MZ 세대'를 포함한 공무원들의 권리 의식이 전반적으로 강화됐다. 일례로 소청심사 과정에서도 변호사를 자신의 대리인으로 지정해 참여할 수 있는데, 최근 2년간 소청심사 사건에서 변호인을 선임한 비율이 30% 이상이다. 과거에는 금품수수 등의 징계가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성 비위, 갑질 등 새로운 유형의 징계가 증가하는 추세다.

-소청심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대처 방법은.

▶소청심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소청인이 소청심사 결과를 수용하지 않으면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전체 소청사건 중에서 행정소송을 제기한 비율은 8.2%다. 이 중 소청인이 승소한 비율은 11% 수준이다.

-향후 계획이 있나.

▶억울한 공무원이 없도록 공무원의 권익구제를 위해 힘쓰겠다. 실무 공무원이 열심히 일하다가 실수로 인해 받은 징계처분 등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심사할 수 있도록 해서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겠다. 다만 음주운전과 갑질, 금품수수, 성비위 등 개인의 일탈로 인한 비위에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더욱 엄정하게 심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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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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