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5년 8월 6일, 일본과 태평양 전쟁(제2차 세계대전)을 벌이고 있던 미국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여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핵무기를 전쟁에 투입한 사례다.
히로시마에는 하늘을 뒤덮을 정도의 거대한 버섯구름이 만들어졌다. 폭발 시 발생하는 고열뿐 아니라 이어지는 방사선, 충격파 등에 의해 히로시마는 지옥으로 변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으나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따르면 당시 한국인 피해자만 약 7만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원자폭탄 사용은 히로시마에 그치지 않았다. 미국은 3일 후인 1945년 8월 9일에 나가사키에도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심각한 타격을 받은 일본은 다음날(8월10일) 미국에 무조건 항복 의사를 밝혔다.

히로시마·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일본이 미국에 무조건 항복한 뒤 한국인 원폭 피해자 약 2만명이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일본에 의해 강제 징용됐던 사람이다.
이들은 고향에 정착해 가정을 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았다. 하지만 방사선 피폭 등으로 인해 1세대 피해자뿐 아니라 그들의 2세, 3세 등도 후유증을 겪어야 했다.
이에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2013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을 진행하며, 일본 정부와 미국 정부의 사죄와 책임 조치를 촉구했다.
당시 협회 측은 "피해자 1세는 대부분 사망했지만, 원폭 피해가 당대에 그치지 않고 2세와 3세에서 재현되고 있다"며 "이런 피해의 책임은 일본과 미국 정부에 있다. 1세대뿐 아니라 후세대 피해자에게도 전면적인 사죄와 법적 배상을 실시하라"고 밝혔다.
하지만 2015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협회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후 협회는 항소에 나섰으나 고등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법원 상고에서도 기각돼 판결이 확정됐다.
다만 2016년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이듬해부터 시행돼 한국인 피해자들도 일본인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무료 전액 치료, 다른 어떤 국가에 있든 진료비 지원 등의 도움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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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초의 핵무기 사용으로 천문학적인 인명 피해를 냈던 사건인 만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는 여러 매스컴에서도 반복적으로 다뤄지는 소재다.
과거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고 그 고통을 잊지 않기 위해 상기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소재 활용으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2021년 영화 '이터널스'에서는 일본을 원자폭탄 투하의 일방적인 피해자로 묘사해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영화에서 이터널스 멤버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분)가 원자폭탄으로 인해 폐허가 된 히로시마 한가운데서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라고 외치며 오열하는 장면이 문제였다.
특히 미국과 한국 누리꾼들은 전범국인 일본의 시선에서 만든 영화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주만 공습과 식민 지배 등 사건을 초래한 일련의 과정을 무시한 채 오로지 일본이 철저한 피해자란 묘사를 보였기 때문.

최근에는 일본 누리꾼들이 비판에 나섰다. 미국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는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를 합성한 일종의 온라인 밈(meme)이 도화선이 됐다.
바비와 오펜하이머를 합쳐 '바벤하이머'라고 불리는 밈이 미국에서 유행하자, 미국 누리꾼들은 두 영화의 장면을 합성한 사진들을 쏟아냈다. 이때 분홍색 버섯구름과 원자폭탄 폭발 모습 등을 합성 사진에 넣었다.
일본 누리꾼들은 세대를 넘어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며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바비의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이 논란의 합성 사진에 하트 이모티콘을 남겨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바비의 배급사 워너브라더스 측은 "바비 공식 계정의 배려가 부족했던 반응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합당한 대응을 하겠다. 불쾌감을 느낀 분들에게 사과한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