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8월 8일 오전 3시 서울 구로구 A 모텔. 한 남성 직원이 손님의 '숙박비가 얼마냐'는 반말을 듣고 화가 나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화를 주체하지 못한 남성은 카운터에 있던 무게 1kg짜리 쇠망치를 챙겨 들었다. 이어 피해자의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가 망치로 피해자를 살해했다.
직원은 살해 현장에서 시신을 훼손해 봉투에 담았다. 살해를 저지른 뒤 남성은 다른 직원과의 근무 교대를 하고 사건 당일 모텔 내부를 비추는 CCTV 기록을 인멸하기 시작했다. 그는 나흘 동안 본인의 숙소에 오가며 시신을 관리하기까지 했다.
사건 나흘 뒤 그는 봉투에 나눠 담은 시신을 한강에 던졌다.
모텔 직원의 이름은 장대호. 한강 마곡 철교 남단 인근에서 남성의 몸통 시신이 떠오르면서 장대호가 잔혹하게 저지른 '한강 토막살인'의 전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장대호가 피해자를 한강에 내던진 지 반나절이 지나지 않은 오전 9시 15분. 한강사업본부 직원 A씨는 한강 마곡 철교 남단에서 남성의 몸통 시신을 발견했다. 직원은 그 즉시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16일 최초 시신 발견 지점에서 약 3km 떨어진 고양시 행주대교 남단에서 A 씨의 오른쪽 팔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이때 확보한 지문으로 피의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경찰은 장대호의 지인들을 상대로 탐문하던 중 사건 당일 장대호가 친구를 만나러 구로동에 갔다는 것과 장대호가 구로동의 모텔에 종종 묵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장대호는 자신이 근무하는 모텔에 경찰이 찾아왔었다는 얘기를 교대 근무자한테서 전해 듣고는 압박을 느껴 17일 오전 직접 경찰서에 자수했다.
장대호가 수사망이 좁혀오는 것을 느끼고 자수했지만 피해자에 대한 반성하는 태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장대호는 18일 자신의 구속 영장 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며 숨진 피해자를 향해 막말하기도 했다.
장대호는 경찰조사에서도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으며 주먹으로 치고 반말했다며 피해자를 탓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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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사건의 잔혹성과 중대함을 근거로 20일 장대호의 신원을 국민에게 공개했다.
신상 공개가 결정된 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살인을 저지르고 사체를 잔혹하게 토막 내 한강에 유기한 장대호에게 1심 재판부는 무기 징역을 선고했다.
이어 2020년 4월 16일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최종적으로 2020년 7월 29일 대법원은 원심과 같이 장대호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특히 검찰이 장대호에게 '사형'을 구형하자 장대호 본인은 "사형 당해도 괜찮다. 용서를 구하고싶지 않다"라고 말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또 장대호는 끝까지 자신의 범죄행위를 정당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 중에 작성한 범행일지에는 중국 동포 출신이었던 피해자를 언급하며 "남의 나라에서 돈 버는 주제"라고 표현하는 등 피해자를 조롱하기도 했다.
장대호는 또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이용자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편지에서 그는 "일베 사용자(일베 게시판 이용자의 준말)들아, 너희는 아무리 화가 나도 살인하지 마라. 살인죄는 현생에서 로그아웃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내생(來生)에도 영향을 주는 오역죄(5가지 무거운 죄) 중 하나"라면서도 "죽은 놈도 나쁜 놈이란 것을 주장하는바. 그냥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다. 물론 제가 조금 더 나빴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