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느끼기엔 석 달 이상 됐어요. 6월 말부터 냄새를 느꼈거든요."
지난달 28일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아파트 주민은 최소 3개월 전부터 정체불명의 악취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지난 몇개월 동안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아파트 측에 조치를 요구해왔다. 주민들은 엘리베이터 내 게시물에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며 호흡 곤란과 두통을 겪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4일 만난 아파트 주민들은 최소 3개월 전부터 악취를 느꼈다고 했다. 이들은 냄새 출처를 알아내기 위해 단체 대화방을 개설하기도 했다. 현재 A씨가 머문 아파트의 복도 창문은 모두 열려 있었다. 현장은 정리가 돼있었지만 집 현관 틈으로 매캐한 냄새가 새어 나왔다. 우편함에는 별다른 우편물이 보이진 않았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B씨는 "1층부터 냄새가 나고 엘리베이터에서도 냄새가 났다. 냄새가 너무 심해서 주민들끼리 단톡방도 만들었다"며 "그동안 에어컨을 켜고 아예 창문을 안 열고 지냈다. 수도에 문제가 있나 싶어서 공사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냄새를 처음 맡은 건 6월 말부터"라며 "다른 주민에게 집안까지 냄새가 퍼졌다는 말도 들었다. 집에 들어가기 망설여지고 무섭다"고 밝혔다.
A씨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이웃은 "어떤 사건이 있는지 몰랐다"며 "지난주 집에 돌아가는 길에 구급차 한 대와 경찰차 두 대가 있길래 '무슨 일이 있구나' 생각하긴 했는데 마음이 안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 역시 "다른 단지에 살아서 아예 몰랐다"며 "지금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우리는 임대 주택이라 20~30대가 많이 사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 깜짝 놀랐다"며 "처음에 민원이 들어왔을 때는 함부로 안에 들어갈 수 없으니 원인을 모른 채 방치했는데 그런 점들이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달 28일 A씨가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 내부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명절을 앞두고 찾아온 가족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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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아파트 내부의 CCTV(폐쇄회로TV) 등을 확인했으나 범죄 혐의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민들이 악취 민원을 몇개월 동안 제기한 점에 비춰볼 때 최소 2개월 전에 그가 숨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