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검색시 상단에 업체명을 노출해주겠다고 속인 뒤 돈을 가로챈 광고대행업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유사한 방법으로 피해를 본 이들만 최소 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네이버를 사칭한 광고대행사 A업체를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A업체는 업주들에게 전화를 걸어 '네이버 00 관리팀'이라고 소개한 뒤 광고 대행 계약을 맺은 혐의를 받는다.
서울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30대 김모씨는 지난해 12월15일 A업체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에 학원을 등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걸려 온 전화였다. 이들은 "월 6만6000원을 내면 네이버 상단에 업체명이 노출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홍보했다.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는 자영업자가 직접 자신의 사업장에 대한 정보와 리뷰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약이나 주문, 가게 사진, 메뉴 안내 등 소비자들에게 사업장이 어떤 곳인지 알릴 수 있다.
학원을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홍보 방법을 고민하던 김씨는 A업체를 믿어보기로 했다. A업체는 카카오톡으로 '등록확인서'라고 적힌 문서를 보낸 뒤 전화를 끊지 못하게 하고 서명하도록 유도했다.
김씨는 나중에서야 해당 문서가 '계약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계약서라는 말을 쓰지 않아 서비스에 가입하기 전 작성하는 일종의 신청서로 이해했다"며 "사인을 하자마자 바로 나가기 버튼을 누르라고 해 내용을 훑어볼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서명을 마치자마자 A업체는 김씨에게 5년 치 계약금을 선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 400만원에 달하는 거금이지만 네이버와 관련된 업체라고 생각해 24개월 할부로 총 396만원을 결제했다.
A업체와 계약한 며칠 뒤 김씨는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에 김씨의 학원이 정상 등록됐다는 내용이었다.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에 들어가 해당 내용을 확인하던 김씨는 "일정 관리비를 받고 광고를 해주겠다는 업체는 사기니 주의하라"는 경고문을 보게 됐다.
곧바로 김씨는 A업체에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언제든지 해지 가능하다고 했던 A업체는 "6개월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해 위약금이 발생한다"며 말을 바꿨다. 계약 당시 무료라고 했던 홈페이지와 로고 제작비도 차감했다. 김씨는 결국 120만원 상당을 위약금으로 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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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A업체와 계약할 때 약정 기간에 대해 고지받은 사실이 없고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했다"며 "소상공인들 대부분이 온라인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네이버와 관련된 것처럼 이야기하면 누구든 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홍보와 관련한 사기는 꾸준히 접수되는 추세"라며 "현재 담당 수사관을 배정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카페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는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약 600여명이 모인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광고대행업체로부터 사기 피해를 본 피해자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들어온다. 대부분 △네이버 파워링크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블로그 체험단 등으로 사기를 당한 뒤 금전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운영진으로 온라인 광고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김지훈씨(29)는 "사기 광고대행업체들은 가게를 막 개업했을 때나 폐업하기 직전일 때 등 자영업자들이 절박한 시기를 이용해 접근하고 있다"며 "못 믿는 사람들에겐 영상통화를 걸어 사업체가 있다고 보여주기도 하고 맛집 리뷰어가 추천해줘서 발전 가능성이 보여 연락하게 됐다며 자영업자들을 설득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더이상 이런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자영업자들 스스로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시스템상 위약금을 과도하게 받거나 월정액을 내면 네이버에 상단 노출을 해주겠다는 식의 솔루션은 말이 되지 않는 구조"라며 "네이버에서는 사업자들에게 마케팅이나 광고에 대한 전화를 직접 하지 않고 있으니 이 점을 꼭 유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