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SG증권발 주가폭락사태로 수천억원대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를 받는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징역 25년형과 1465억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공매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콩상하이은행(HSBC) 홍콩법인이 무죄를 선고받아 체면을 구긴 서울남부지검은 '여의도 저승사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은 13일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 대표에게 징역 25년·1465억1000만원의 벌금을 선고하고 1944억원의 추징을 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라씨가 투자자들의 핸드폰과 증권계좌를 받아다 라씨 개인의 판단에 따라 통정매매와 주식거래를 반복해 주가를 점진적으로 상승시켜 이득을 봤으나 이 행위가 전부 개인투자자의 거래인 것처럼 속인 것"이라며 "사건의 규모가 크고 범행이 장기적·조직적으로 이뤄져 (범행정도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라덕연 조직은 2019년부터 약 4년3개월간 3900여억원을 교부받아 라덕연 1인의 일원화지시에 따라 8개 종목을 매입하며 수많은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교란했다"며 "범행규모와 수법으로 볼 때 과거 유례 찾기 어려울 정도로 조직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양된 주가가 폭락사태로 한순간에 폭락해 투자자는 물론 라씨 조직의 일반투자자들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는 모두 라덕연 조직의 인위적 주가부양이 없었으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다. 책임이 라덕연 조직에게도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 대표 일당은 2019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며 수천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뒤 8개 상장기업 주식을 통정매매 등 방법으로 시세조종 해 약 73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또 라 대표는 불법 투자자문업체를 차리고 고객 명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통해 대리투자 후 수익을 정산해 주는 방법으로 1944억 원의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도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검찰은 라 대표에게 징역 40년과 벌금 2조3590억원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사건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가 라덕연"이라며 "그럼에도 그는 재판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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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투자자들과 조직원들 욕심을 이용해 자신의 시세조종 조직을 키웠다"며 "부당이득이 공소장 기준 7000억원이 넘는 등 규모가 막대해 중형 선고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 대표는 최후변론에서 "하한가 사태로 촉발된 사태는 절대 제가 의도하고 기획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라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를 줄곧 부인했다.
SG증권발 주가폭락사태 수사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라 대표 등 주가조작 세력으로 의심되는 일당 10여명을 2023년 4월 출국금지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검찰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합동수사팀을 꾸렸고 주가조작 일당이 통정거래에 이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투자자 명의 휴대전화 200여대를 경찰로부터 넘겨 받아 분석했다. 증권사 등을 압수수색해 폭락한 종목의 차액결제거래 관련 기록도 확보했다.
검찰은 라 대표 일당이 주가조작으로 약 7300억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2023년 5월 재판에 넘겼다. 이후 사태에 가담한 41명을 적발해 지난해 3월 추가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