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김치찌개 먹고 싶다"…연락마저 차단됐던 구금 한국인 울컥

"엄마표 김치찌개 먹고 싶다"…연락마저 차단됐던 구금 한국인 울컥

인천=박상혁 기자
2025.09.12 19:10
12일 오후 구금됐던 직원이 가족과 만난 모습./사진=박상혁 기자.
12일 오후 구금됐던 직원이 가족과 만난 모습./사진=박상혁 기자.

"집에 가서 엄마가 끓여준 김치찌개를 먹고 싶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465,500원 ▼22,500 -4.61%)그룹·LG에너지솔루션(404,500원 ▼2,500 -0.61%)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구금됐던 20대 남성 A씨가 12일 오후 인천공항에 귀국 후 가족과 만나 꺼낸 첫 마디다. A씨는 "구금시설에서 지내면서 부모님과 연락하지 못한 게 가장 갑갑했다"며 "이제 푹 쉬고 싶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첫 상봉은 오후 4시10분쯤 이뤄졌다. 귀국자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가족·회사 관계자 등은 박수를 치며 "고생 많았다", "보고 싶었다" 등 격려를 보냈다.

한국인 직원 316명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은 오후 3시1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11일 오전 11시38분(현지시간)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약 15시간 만이다.

이들은 도착한 뒤 간단한 입국 절차를 거치고 외교부가 준비한 버스 9대에 나눠 탔다. 이후 가족들이 기다리던 인천공항 남쪽 주차타워 4층에 마련된 상봉 장소로 이동했다.

상봉을 앞둔 오후 4시 무렵, 가족과 친지 등 수백 명이 귀국자가 올라올 엘리베이터 앞으로 모였다. 이들 중 일부는 꽃다발을 들거나 이름을 적은 현수막을 펼쳐 귀환자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이른 새벽에 나온 가족들…"외아들에 따뜻한 밥 한 끼 먹이고 싶어"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LG 엔솔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P2 장기주차장에서 가족들과 상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LG 엔솔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P2 장기주차장에서 가족들과 상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족들은 이른 새벽부터 인천공항으로 나와 돌발 상황이 생길까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귀환자들을 기다렸다. 회사에서 마련해준 검은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도착한 이들은 차 안에서 눈을 붙이거나 휴대전화를 보며 도착 소식을 수시로 확인했다.

신희주씨(71)는 이른 아침부터 공항으로 나왔다. 그는 "외아들이 구금됐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돼 매일 폐인처럼 지냈다"며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40대 여성 안모씨는 "남편이 구금됐던 시설이 열악해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긴 했을지 걱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다시는 미국으로 출장을 보내지 말아야겠다"라고 말했다.

주차장에는 카니발 차량들이 시간대별로 잇따라 들어왔다. 매연이 뒤섞여 공기가 탁했지만 가족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차량에서 내린 이들은 접수대로 향해 이름표를 받고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쳤다.

구금 이후 연락 두절…'하루하루 불안감에 떨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모습./사진=뉴스1.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모습./사진=뉴스1.

지난 4일(현지 시간) 미국 이민당국은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근무 중이던 한국인 직원 등 약 300명을 연행해 구금시설에 억류했다. 정식 취업비자가 아닌 ESTA(전자 여행 허가)나 B-1(단기 상용) 비자로 입국한 뒤 근로 활동을 한 점을 문제 삼았다.

가족들은 구금된 기간엔 연락이 전혀 닿지 않아 하루를 매일 불안하게 보냈다. 20대 여성 A씨는 이날 취재진에 "아버지가 미국에서 구금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전화를 하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는데 받지 않았다"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등을 전혀 알지 못해 답답했다"고 말했다.

남성 직원들이 수감됐던 포크스턴 구금시설은 휴대전화와 의복 등을 압수해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했다. 영치금을 받지 않아 면회도 불가능했다. 반면 여성 직원들은 인원이 적어 제한적으로 전화 연락이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기사 ☞ [단독]"조지아주 구금 남성 직원들, 가족과 연락 완전 단절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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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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