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전공필수 우선순위" 입장이지만
"수요조사 반영 안해 소통 문제" 목소리

서울대학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 강의 재개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일부 학생의 재개설 요구와 강의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학교 측은 교수충원 문제로 전공필수 과목을 우선 편성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1일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 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이하 서마학)에 따르면 서울대 경제학부가 최근 시행한 '2026학년도 1학기 교과목 수요조사' 결과 정치경제학 입문, 마르크스 경제학 과목을 수강하길 희망하는 학부생은 각각 39명, 37명으로 나타났다. 해당 과목들은 △주식, 채권, 파생금융상품1(이론) 6명 △주식, 채권, 파생금융상품2(제도) 5명 △게임이론 및 응용 5명 등 경제학부의 타 과목 강의들보다 수요가 많았다.
서마학 소속 자유전공학부 재학생 A씨는 "학생들과 어떠한 소통 없이 학교 측이 폐강을 결정했다"며 "비주류 학문이라는 이유로 독단적 결정이 내려진 것에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의 '마르크스 경제학' 강의는 1989년 김수행 교수(2015년 작고)가 부임하면서 개설됐다. 김 교수가 퇴임한 2008년 이후에도 강사의 강의로 운영됐지만 지난해 폐강이 결정돼 30여년의 역사가 막을 내렸다. 당시 학교 측은 강의의 '수요·공급상황'을 고려, 해당 과목들을 개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교양과목인 '마르크스 경제학'보다 전공필수 과목을 우선 편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6월 경제학부 측은 학생들과 면담 중 '마르크스 경제학' 관련 문의에 "교수 퇴임 후 공백은 2~3년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즉각적 충원은 어렵다"면서 "전공필수 과목에 우선순위를 두고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계량경제학' 역시 전공필수 과목으로 개설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매 학기 강의수를 맞추는 것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경제학부 학생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경제학부 학생회장 B씨는 "'마르크스 경제학'을 포함한 다양한 수업이 열리면 좋겠지만 학부 여건상 그럴 수 없음을 안다"며 "'거시금융경제학' 등 수업들이 열리지 않아 이런 수업을 열어달라는 여론이 더 많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학교 측이 수요조사를 해놓고 반영하지 않은 행태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마학 소속 경제학부 20학번 송태현씨(25)는 "'마르크스 경제학'이라는 수업 자체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폐강절차에 대한 반발"이라며 "수요조사를 해놓고 수요가 가장 많은 수업을 개설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규탄받을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