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검사하는 '짠돌이' 남편…딴 주머니에 수억 코인 '펑펑'

가계부 검사하는 '짠돌이' 남편…딴 주머니에 수억 코인 '펑펑'

류원혜 기자
2025.09.30 09:23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뉴시스

매주 가계부를 검사하고 인색하게 굴던 '짠돌이' 남편이 수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숨기고 있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3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두 아이를 키우는 결혼 10년 차 여성 A씨의 이혼 고민이 소개됐다.

A씨 남편은 8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장이 됐다. 어려운 형편에서 자란 탓인지 남편은 술만 마시면 가난했던 시절 사람들에게 무시당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동전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던 남편은 A씨에게 매달 생활비 200만원을 주면서 주말마다 가계부를 검사하고 과소비를 지적했다. A씨는 피곤했지만 남편에게 최대한 맞췄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식자재는 할인하는 것만 구매했다. 결혼생활 내내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남편 휴대전화에서 처음 보는 인터넷 은행 앱을 발견했다. 열어 보니 코인 거래소로 이체된 내역이 있었다. A씨가 곧바로 확인한 코인 거래 앱에는 놀랍게도 수억원어치 가상화폐가 있었다. 그제야 A씨는 남편이 골프를 하러 가며 "친구가 돈을 다 내줘서 어쩔 수 없이 간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A씨는 "돌이켜보면 정말 지독하게 아끼며 살아왔다. 그래야 아이 둘을 키울 수 있었다"며 "그런데 남편은 저와 아이들이 아끼며 사는 동안 혼자 수억원을 굴리면서 여유를 누리고 있었다. 배신감에 분해서 참을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저는 속고 살아왔다. 이제 남편과 한 이불 덮고 못 살겠다"며 "이혼할 경우 남편이 숨겨온 재산도 분할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명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배우자가 용돈 수준의 비상금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재산을 숨기고 관리하다 걸리면 부부 사이 갈등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A씨 남편은 수년간 수억원을 숨기고 기망해 정신적 고통을 주고 부부간 신뢰를 무너뜨렸다. 이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해 재판상 이혼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혼 소송할 때 재산분할을 하려면 상대방이 숨긴 재산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재산 명시 명령 △금융거래정보 제출 명령 △사실조회 신청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먼저 재산 명시 명령으로 상대방이 신고한 재산을 확보한 뒤 금융거래정보 제출 명령과 사실조회 신청을 해야 한다"며 "이 세 가지 절차를 거치면 상대방이 숨긴 재산까지 포괄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A씨 남편이 빼돌린 돈은 재산분할 대상"이라며 "이혼 소송 직전 재산을 인출해 소비했다고 주장해도 부부공동생활을 위해 사용한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법원은 그 돈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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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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