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오늘, 2017년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2017년 10월 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총격사고 현장을 수습 중인 경찰.](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9/2025093015144588307_1.jpg)
'사망 61명, 부상 867명'
2017년 10월 1일 오후 10시쯤.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유명 유흥도시 라스베이거스의 만델레이 베이 호텔 앞 야외 공연장에서 열린 컨트리 뮤직 페스티벌 '하비스트 91'에 총성이 울려퍼졌다. 호텔 32층 객실에서 쏟아진 총알이 2만2000여명의 관객을 향했다.
사상자는 928명. 범인을 포함한 사망자는 61명. 총격에 의한 부상자 411명을 포함해 867명이 다쳤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참사였다.
범행 직후 사망한 범인 스티븐 패덕(당시 64세)은 철저히 준비했다. 사건 6일 전인 9월 25일부터 공연장이 내려다보이는 만델레이 베이 호텔 32층 스위트 룸에 투숙했다. 호텔과 자택을 오가며 가방 안에 총기와 탄약을 숨겨 반입했다. 공연장까지 거리는 약 366m(미터). 높은 위치에서 광장을 내려다보는 최적의 저격 지점이었다.
컨트리 가수 제이슨 알딘이 무대에 오른 오후 10시 5분. 패덕은 해머로 창문 두 곳을 깨부쉈다. 거치대를 놓고 두 개 방을 오가며 완전 자동 사격을 시작했다. 총격은 약 10분간 이어졌다.
엄폐물이 거의 없는 공연장에 수만 명이 밀집한 상황. 초반 많은 관객들은 스피커 소음 탓에 총성을 폭죽 소리로 착각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엎드리거나 도망쳤지만, 하늘에서 쏟아지는 총알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무대 위 음악이 꺼졌고 알딘은 황급히 무대 뒤로 사라졌다. 알딘은 사고 이후 유족들과 피해자들을 찾아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워싱턴 = AP/뉴시스]라스베이거스 총기범이 사용했던 것과 같은 반자동소총을 완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범프 스탁장치.](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9/2025093015144588307_2.jpg)
경찰이 정확한 사격 위치를 파악하는 데 17분이 걸렸다. 경찰들이 범인의 방 앞에 도착했을 때 총격은 이미 멈춘 상태였다. 사건 발생 72분 후 경찰 특공대(SWAT)가 폭약으로 문을 터트리고 돌입했지만 패덕은 이미 머리에 총을 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였다.
방 안에서는 AR-15 계열 소총 등 총기 23정이 발견됐다. 슈어파이어 60발 탄창, 이오텍 홀로사이트, 양각대가 달린 AK 소총까지. 특히 '범프파이어 스톡'이란 장치가 주목받았다. 반자동 소총을 자동화기처럼 연사할 수 있게 만드는 이른바 '속사 장치'다. 명중률은 떨어지지만, 높은 곳에서 난사하는 목적에는 명중률이 중요하지 않았다.
![[서울=AP/뉴시스] 라스베이거스 총격 용의자 스티븐 패독(64)의 동생 에릭이 AP통신에 공개한 스티븐 패독의 사진. 2017.10.01](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9/2025093015144588307_3.jpg)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패덕과 함께 여행 중이던 필리핀계 호주 시민권자 매릴루 댄리를 공범 가능성으로 추적했다. 하지만 사건 당시 그녀는 필리핀에 있었다. 미국 경찰 당국은 테러조직과의 연관성은 없다고 발표했다. 테러조직 IS가 자신의 소행이란 주장을 했지만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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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범행 동기도 알 수 없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패덕의 아버지는 1960~1970년대 FBI 수배 대상이었던 악명 높은 은행강도였다. 패덕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도박에 빠져있었다고 한다.
총알이 빗발치는 10분 동안 지옥 같은 현장에서도 영웅은 있었다. 한 남성은 옆에 서 있던 두 여성을 자신의 몸으로 감싸며 총격이 끝날 때까지 지켰다. 두 여성은 그의 인상착의조차 기억하지 못했지만, 옷은 그의 피로 범벅이었다.
또, 사건 현장에 갇힌 딸을 구하러 간 한 아버지는 택시 기사와 함께 딸과 사위 외에도 7명을 추가로 구출하기도 했다.
한편 이 사건에서 살아남은 한 부부는 2주 후 교통사고로 사망해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한편 1년 뒤 다른 생존자는 또 다른 총기 난사 사건에서도 살아남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사건 직후 미국 사회는 또 다시 총기 규제 논쟁에 휩싸였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범인을 '순수악'으로 지칭하며 애도를 표했다. 2018년 2월 트럼프는 ATF(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에 범프 스톡을 자동화기와 동일하게 간주하라고 지시했고, 2019년 3월 26일자로 범프 스톡 민간 소유가 금지됐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범프 스톡을 '자동화기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결국 지난해부터 다시 합법화 됐다.
사건이 일어난 콘서트장은 현재까지도 철망으로 봉쇄 돼 있다. 호텔 측은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 장소에 대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범인이 머물렀던 32층은 폐쇄됐다. 사건이 벌어진 32층을 포함해 31층에서 34층의 명칭은 56~59층으로 변경됐다. 이 호텔 최고 층수는 43층이다.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주는 미국에서도 총기 규제가 가장 느슨한 곳 중 하나다. 총기 소지에 라이선스나 등록이 필요 없고, 오픈 캐리(공개 휴대)가 허용된다. 사건 당시만 해도 개인 간 총기 거래에 신원조회조차 필요 없었다. 개인 간 판매시 신원조회를 의무화 하는 법안은 사건 발생 3년 뒤인 2020년부터 시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