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살인범으로 만든 엄마"…집에서 숨진 50대 가장 '충격 진실'[뉴스속오늘]

"아들을 살인범으로 만든 엄마"…집에서 숨진 50대 가장 '충격 진실'[뉴스속오늘]

전형주 기자
2025.10.08 07:00
2022년 10월8일, 대전 중구 산성동의 한 아파트. 50대 남성이 자신의 아내와 아들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의 시신에서는 다수의 자상이 발견됐고, 수면제와 소량의 독극물이 검출됐다. 또 한쪽 눈이 실명된 데다 폐와 두개골이 손상된 상태였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캡처
2022년 10월8일, 대전 중구 산성동의 한 아파트. 50대 남성이 자신의 아내와 아들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의 시신에서는 다수의 자상이 발견됐고, 수면제와 소량의 독극물이 검출됐다. 또 한쪽 눈이 실명된 데다 폐와 두개골이 손상된 상태였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캡처

2022년 10월8일 대전 중구 산성동 한 아파트에서 50대 가장이 아내와 아들에게 살해당했다. 숨진 가장 시신에서는 다수의 자상이 발견됐고 수면제와 소량의 독극물도 검출됐다. 또 한쪽 눈이 실명된 데다 폐와 두개골 손상도 있었다.

경찰에 체포된 아내와 아들은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고 여론은 피해자를 향해 실질적 가해자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숨진 가장 여동생 등 유족은 사실무근이라고 호소했고, 재수사에 나선 수사 기관은 아내와 아들이 공모한 것을 파악하며 상황은 뒤집어졌다.

남성 일기엔 "아내와 자식 보면 힘나"
사진은 A씨가 첫번째 범행에 실패한 뒤 첫째 아들 B군에게 보낸 메시지./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캡처
사진은 A씨가 첫번째 범행에 실패한 뒤 첫째 아들 B군에게 보낸 메시지./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캡처

남성은 2005년 아내 A씨와 결혼했다. 아들 둘을 낳은 부부는 형편이 좋지 않아 자주 다퉜다. 특히 남성이 사업에 실패하면서부터 갈등은 극에 달했다.

2022년 9월18일 밤에도 부부는 치고받고 싸웠다. A씨는 소주병으로 남편 머리를 때렸고 같은 달 20일엔 소주를 넣은 주사기로 남편 한쪽 눈을 찔러 실명에 이르게 했다. A씨는 모든 싸움 원인이 남편의 '폭언'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남성은 주변에 A씨 가정폭력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병원에도 "나뭇가지에 눈을 찔렸다"고 거짓말했고, 일기에는 "아내와 자식을 보면 다시 힘을 얻는다"고 적어놨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A씨는 남편이 언젠가 경찰에 자신을 신고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처벌에 대한 두려움과 적개심으로 남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해 10월4일 A씨는 제초제를 넣은 국을 남편에게 건넸지만 실패로 끝이 났다. A씨는 포기하지 않았고 다량의 주사기를 사들이는 한편 수면제 50정을 처방받아 두 번째 범행을 저질렀다.

첫째 아들 B군도 A씨를 도왔다. A씨는 B군에게 "아빠를 죽이자. 네가 아빠 다리를 묶으면 그 뒤는 엄마가 알아서 할게"라고 제안했고, B군은 이를 받아들였다.

10월8일 이들 모자는 남성이 잠들자 부동액을 넣은 주사기로 남성 심장을 찔렀다. 잠에서 깬 남성이 저항하자 B군은 흉기로 남성을 여러 차례 찔렀고 A씨는 프라이팬으로 남성 후두부를 내리쳐 살해했다.

"아빠가 가정폭력" 거짓말이었다
모자는 남성의 시신을 욕실로 옮겨 훼손했다. 다음날인 10월9일 충남 청양군 처가로 이동해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버렸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 경찰에 범행을 자수했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모자는 남성의 시신을 욕실로 옮겨 훼손했다. 다음날인 10월9일 충남 청양군 처가로 이동해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버렸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 경찰에 범행을 자수했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모자는 남성 시신을 욕실로 옮겨 훼손했다. 다음날인 10월9일 충남 청양군 처가로 이동해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버렸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 경찰에 범행을 자수했다.

B군은 경찰 조사에서 부친의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 A씨가 B군에게 범행을 제안한 사실 △ 남편 명의로 생명보험에 가입한 사실 등을 확인해 계획범죄로 판단했고, B군은 뒤늦게 "아빠가 나쁜 사람인 것처럼 부풀렸다"고 실토했다.

B군은 평소 부친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고 한다. 부친이 평소 술에 취해 그의 외모와 성적을 자주 나무랐던 탓이다. B군은 "엄마·아빠가 싸우는 게 싫어 엄마를 도와준 것 같다. 아빠가 없어지면 상황이 더 나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부친 속마음은 달랐다. 그는 자주 두 아들에게 "보고 싶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마지막 살해당한 순간에도 '아들이 감옥에 가면 안 된다. 날 병원에 데려가라'며 이들을 감싼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까지 살인범으로 만들어"
2022년 9월18일 밤에도 부부는 치고받고 싸웠다. A씨는 소주병으로 남편의 머리를 때렸고, 같은 달 20일엔 소주를 넣은 주사기로 남편의 한쪽 눈을 찔러 실명에 이르게 했다. A씨는 모든 싸움의 원인이 남편의 '폭언'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남성은 주변에 A씨의 가정폭력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병원에도 "나뭇가지에 눈을 찔렸다"고 거짓말했고, 일기에는 "아내와 자식을 보면 다시 힘을 얻는다"고 적어놨다./사진=팟빵 캡처
2022년 9월18일 밤에도 부부는 치고받고 싸웠다. A씨는 소주병으로 남편의 머리를 때렸고, 같은 달 20일엔 소주를 넣은 주사기로 남편의 한쪽 눈을 찔러 실명에 이르게 했다. A씨는 모든 싸움의 원인이 남편의 '폭언'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남성은 주변에 A씨의 가정폭력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병원에도 "나뭇가지에 눈을 찔렸다"고 거짓말했고, 일기에는 "아내와 자식을 보면 다시 힘을 얻는다"고 적어놨다./사진=팟빵 캡처

B군은 존속살해,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는 B군에게 장기 15년~단기 7년을 선고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에 출소할 수도 있다.

재판부는 "소년은 미성숙해 주위 환경에 쉽게 오염될 수 있다"며 "B군은 부모가 눈앞에서 자주 부부싸움을 해 매번 말렸지만 부모의 갈등은 지속 반복됐다. B군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가 생긴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B군 범행은 어머니 A씨 책임이 크다. 그런데도 B군은 혼자 범행을 짊어지려고 했다"며 "A씨는 아들이 판단 능력을 갖추지 못한 나이인데도 자신을 더 따른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에 끌어들였고, 아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벗어나고자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A씨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A씨의 행각은 잔인하고 극악무도하다. 급기야 아들마저 살인범으로 만들었다"며 "A씨는 숨진 남편이 술에 취해 거친 언사를 했지만 가정폭력을 일삼았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데도 이를 강변했다. 범행을 진심으로 뉘우치는지도 의문이 든다"고 판시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은 이를 기각했다. 이어 대법원 상고마저 기각되면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B군은 항소를 포기해 1심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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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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