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피해자…더 심한 곳 많아" 납치 신고 330건 캄보디아의 항변

"우리도 피해자…더 심한 곳 많아" 납치 신고 330건 캄보디아의 항변

전형주 기자
2025.10.14 15:13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납치된 20대 한국인이 고문 끝에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캄보디아 정부는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한 캄보디아 프놈펜 범죄단지 전경.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납치된 20대 한국인이 고문 끝에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캄보디아 정부는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한 캄보디아 프놈펜 범죄단지 전경.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납치된 20대 한국인이 고문 끝에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캄보디아 정부는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 내무부 대변인 터치 소카크는 13일(현지 시간) 프놈펜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는 흔한 일이 아니고, 캄보디아보다 더 심각한 범죄가 발생하는 국가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소카크 대변인은 "한국인 사망 사건은 얽히고설킨 범죄의 결과물이다. 이런 범죄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면 국제 조직범죄가 번성할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협력이나 외교 관계를 거부한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는 자국민이 피해자가 됐을 때 그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우리가 원하는 건 캄보디아 역시 이 범죄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한국 정부에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캄보디아 국민들도 다른 나라에서 온라인 사기로 인한 위험을 경험했다. 사람들에게 고소득 직업에 대한 유혹 등 온라인 범죄 수법을 이해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소카크 대변인은 또 캄보디아 정부가 중국계 범죄조직에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는 "캄보디아 정부는 모든 주요 공항에 온라인 사기 경고 문구를 게시했다. 정부는 (범죄자에 대한) 정보 공유, 기술 지원 등 모든 수단을 통해 국제사회와 협력 중"이라고 했다.

캄보디아의 한 쓰레기통에서 외국인 여권이 다수 발견된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캄보디아의 한 쓰레기통에서 외국인 여권이 다수 발견된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캄보디아 한국관광가이드협회 심 소켕 회장과 왕립 아카데미 국제관계연구소 킨 피아 소장은 "이번 사건은 일반적인 여행객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심 소켕 회장은 "피해자들은 여행객이 아니다. 불법 취업을 위해 왔다가 사기를 당하거나 돈을 갈취당한 것"이라며 "한국 대통령이 사기 행위와 관광을 구분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국민에게 온라인 사기 수법을 이해시키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온라인 사기에 현혹되는 것과 관광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피아 소장도 "한국 대통령의 외교적 압력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양국 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라며 "이런 범죄는 국경이 없고 양국은 힘을 합쳐 대처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다만 소카크 대변인의 설명과 달리 현지 경찰과 공조는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1~8월 인터폴을 통해 캄보디아에 국제공조 20건을 요청했지만 실제 회신은 30% 수준인 6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신고는 2021년 4건에서 지난해 220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330건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신고 건수를 훌쩍 넘겼다. 신고하지 못한 피해자를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10일 긴급한 용무가 아니면 방문을 취소·연기하라는 특별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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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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