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인도도 한국 배터리 노린다④

국내 기업들의 첨단 기술이 해외 공장을 통해 유출되는 사례가 이어진다. 해외 공장은 국내 공장이나 본사처럼 보안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전 LG에너지솔루션 수석 연구원 A씨도 중국 난징 공장에서 근무했다. A씨는 해당 공장 기술을 2023년 인도 전기 이륜차 업체인 '올라(OLA Electric)'로 이직하면서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2021~2022년에는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이 보유한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양산 기술이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8월 해당 기술을 유출한 LG디스플레이 직원 출신 2명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관련기사 ☞ [단독]시진핑 방문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기술, 中경쟁사에 넘어갔다)

기술 유출의 통로로 해외 법인이 활용되는 건 국내 본사보다 보안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보안학계는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이 확대되면서 기술 유출 방식이 다양화되는 실정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산업보안한림원은 합작회사를 설립할 때 기술 검증을 명목으로 핵심 노하우가 담긴 데이터를 요구하거나, 합작법인 설립이나 기술 이전 협상을 개시한 뒤 기술교육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빼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 국적 직원이 위장 취업한 후 핵심 기술을 유출해 동종업체를 설립하는 사례도 발생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해외사업장 설립 전부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진출 국가의 법률과 제도 등 주요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보안 전담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진출 국가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과도한 기술 자료를 요구하는 등의 법적 분쟁 발생 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진출 전 미리 법률 자문을 받고, 보안 교육 등을 지원하는 정부 제도를 활용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보호 전담 조직의 전문성이 결여되는 문제도 있다"며 "보안 이해도가 높은 경험자들로 이뤄진 전담 조직을 구성해 본사에 정기적으로 보안 현황을 보고하고, 국내외 공조기관의 비상 대응 연락망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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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의 해외인력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훈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세무·재무 관련 해외 협력업체 소속 외부 인력이 와서 일하는 경우 내부 인력만큼 관리가 안 돼 보안이 취약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나서서 신뢰할 수 있는 해외 인력풀의 틀을 구축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그간의 경험과 관련 실적을 바탕으로 보안체계가 잘 갖춰져 있거나 국내 기업과 협업해서 문제가 없었던 기관들을 확인해 국내 기업들에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