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 뉴스를 보고 호기심에 주거지 인근 야산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김민기·김종우·박광서)는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A씨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2년 6개월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3월 29일 오후 6시50분쯤 경기 평택시 안중읍에 있는 다른 사람 소유의 임야 입구 무덤가에서 라이터로 잔디와 나뭇가지 등이 쌓여 있는 3곳에 불을 붙여 약 660㎡(200평)의 산림을 태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주거지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밖으로 나와 소주를 사러 가던 중 갑자기 TV 뉴스로 접했던 경남 산청, 안동 등지 산불 소식이 떠올라 호기심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TV를 보다가 산불을 질러도 범인이 검거되지 않는 걸 봤다"며 "'내가 불을 지르면 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고, 쉽게 불이 붙는지 호기심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방화 범죄는 공공 안전과 평온을 해치는 범죄로 다수의 생명과 신체,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엄정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는 음주와 과거 머리 수술로 인한 인지 장애로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불을 붙인 경위와 범행 당시 행동 등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설령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해도 형을 감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은 피고인이 일반물건방화 등 혐의로 집행유예 기간에도 우발적으로 동종 범죄를 저질러 재범 위험성이 있어 보이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범행을 인정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며 "주요 양형 요소들을 두루 참작해 결정한 것이라고 인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