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가둘 곳 없다" 수용률 130% 육박 콩나물 감옥, '구속자제' 호소

"범죄자, 가둘 곳 없다" 수용률 130% 육박 콩나물 감옥, '구속자제' 호소

양윤우 기자, 조준영 기자, 이혜수 기자
2025.12.29 04:07

지난 10년간 수용률 100% 이상 지속… 최근 더 심화
전국 교정시설 수용인원 20년만에 6만명 넘어 '비상'
관리 안되는 정신질환 수용자도 늘어 인력충원 시급

2025 법무부 2025 교정통계연보 /사진=Gemini
2025 법무부 2025 교정통계연보 /사진=Gemini

"교정시설에 들어오는 범죄자들이 이 정도 수준으로 늘어난 건 IMF 외환위기 때 이후 처음입니다. 그때는 주로 경제사범들이 들어왔다면 지금은 마약·성폭력 범죄자들에 고령 수형자 증가까지 겹치면서 과밀이 심화한 상황입니다."(법무부 교정본부 관계자)

교정시설이 말 그대로 가득 찼다. 법조계에서는 교정시설 과밀문제를 더 방치하면 부작용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악의 경우 감옥이 모자라 범죄자들을 감옥에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8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교정시설(교도소·구치소)의 하루평균 수용인원은 6만1366명으로 법정 정원(5만250명)의 1만1116명을 초과했다. 수용인원이 6만명을 넘어선 것은 2002년 6만1084명 이후 20여년 만이다.

수용률로 따지면 약 122%다. 정원 10명인 방에 12명이 눕는 셈이다. 법무부가 정한 혼거실 최소수용 면적은 1인당 2.58㎡지만 일부 수용자는 1인당 2㎡ 정도의 공간에서 생활한다. 이들이 비좁게 포개서 자는 모습이 콩나물시루 같다며 이른바 '콩나물 감방'이라는 말도 나왔다.

최근 과밀수용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법무부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있던 지난 19일에는 6만5000명이 넘어 수용률이 130%를 육박했다. 가석방을 늘렸음에도 과밀수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수용률은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10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수용률은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104.3%까지 내려갔지만 2023년 113.3%, 2024년 122.1%로 반등했다. 10명이 살아야 하는 곳에 15명 이상이 사는 시설도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교정기관 55곳 중 16곳이 수용률 130%을 넘었고 3곳은 150% 이상이었다.

정신질환 수용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정신질환 수용자는 역대 최다인 6274명으로 전체 수용자의 10%를 기록했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사실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을 교도소에 보내놓고 우리한테 관리하라고 한다"며 "정신질환자 1명이 교도관 100명의 목소리라고 할 정도로 관리가 힘들다. 1명만 들어와도 전체 관리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인력은 제자리다. 인력이 부족하면 수용자 관리는 더 어려워진다. 수용자 관리가 어려워질수록 일을 하려는 사람이 줄어든다. 악순환인 셈이다.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교도관까지 늘고 있다. 법무부가 지난해 전국 교정시설 직원을 상대로 정신건강을 분석한 결과 교도관 5명 중 1명은 정신건강 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밀수용 현상이 심해지면서 가둬야 할 사람들을 가두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실제 전국에서 수용률이 가장 높은 부산구치소는 지난해 10월 경찰과 검찰에 구속영장 청구를 숙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법원에도 보석이나 구속 집행정지 등 석방을 위한 요청시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했다. 당시 부산구치소의 수용률은 남자의 경우 148%, 여자는 227%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진 과밀수용 현상으로 피의자·피고인을 구속 또는 수감하지 못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정기관이 법원 등에 구속자제를 호소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시스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지금은 판사가 법리 등 원칙대로 구속여부를 결정하지만 과밀수용 상태가 더 심화하면 결국 '보낼 사람을 못 보내는' 사태로 이어져 국민 법감정과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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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조준영 기자

안녕하세요. 기획실 조준영 기자입니다.

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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