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창원의 한 모텔에서 10대 남녀 3명을 흉기로 찌르고 숨진 20대 남성이 성범죄 전력으로 보호관찰을 받고 있던 인물로 확인됐다. 출소 후 보호관찰 대상자의 실제 거주지와 동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보호관찰 제도의 실효성과 인력 부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예산을 늘려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경남 창원시 모텔에서 흉기난동을 저지르고 창밖으로 뛰어내려 사망한 20대 남성 A씨는 앞서 2019년 청소년성보호법상 강간 혐의로 기소돼 2021년 7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출소 후 5년간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올해 출소한 A씨는 지난달 19일 창원시 의창구의 한 고시원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전입 신고를 했다. '성범죄자알림e'에도 A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 거주지는 해당 고시원으로 공개됐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해당 고시원에서 사실상 생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보호관찰 과정에서 대상자의 실질적인 소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사건을 계기로 보호관찰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작동하고 있는지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확산했다.
특히 현장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 '보호관찰 대상자, 보호관찰관 인원 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보호관찰 직원 1명당 성인 대상자는 83명, 소년 대상자는 53명에 달한다. 보호관찰관 1명이 수십명의 출소자와 소년범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구조다.
법무부는 "OECD 주요 국가의 보호관찰관 1인당 사건수가 평균 32.4건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보호관찰관은 1인당 98.3건을 담당하고 있다"면서도 "업무량이 현저하게 많음에도 낮은 수준의 재범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은 보호관찰제도가 실효성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보호관찰 제도를 실효적으로 운영하려면 고질적인 인력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출소자들은 늘어나는데 인력 충원을 위한 예산은 대폭 증원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정된 재원 내에서는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인력이 부족하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이 보호 관찰의 목적인 재범 예방을 달성하기 어렵게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재호 한국중독교육연구원 원장은 "보호관찰관 1인당 담당 인원이 과도하게 많은 상황에서 개별 대상자의 심리 상태나 중독 문제를 면밀히 평가하고 치료로 연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보호관찰의 핵심 업무는 출석 확인·위치 확인·전자감독 보조·생활 관리에 집중돼 있어 임상적 개입은 외주화되거나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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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인력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만 돈이 들어가는 게 문제"라며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하고 감시해야 할 대상자를 정확하게 설정하거나 민간인 자원봉사자 활용, 경찰과 공조 등 다양한 방법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