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자신에 대한 체포 시도를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미 결심까지 진행한 상태에서 변론이 재개되며 선고가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법원은 "선고를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6일 오후 2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재판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26일 변론이 종결돼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었으나 변론이 재개됐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측 탄핵 증거를 위해 변론을 재개한 것이며 선고는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측에서 내용을 부인한 관련자들에 대한 탄핵 증거를 내란 특검팀 측에서 몇 차례 의견 진술했다"며 "탄핵 증거 제출되고 증거 조사가 되지 않아 이번에 석명준비를 명령하고 공판을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전날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하고 특검 측에 탄핵 증거 순번을 정리해달란 석명준비명령을 내린 바 있다. 탄핵 증거는 피고인 등의 진술증거에 대한 증명력을 다투기 위한 증거를 말한다. 석명준비명령이란 재판부가 사건 쟁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특정 사실·법률 관계에 대한 자료, 의견서 등을 기한 내 준비해 제출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재판부 지휘에 따라 특검팀은 석명준비 사항에 대한 의견서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특검 측은 탄핵 증거 순번 목록과 체포영장 사본 등을 재판부에 전달한 뒤 탄핵 취지를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탄핵 증거를 제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진호 변호사는 "검찰은 탄핵이 아니라 입증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변호인단이 내용을 부인해 사용이 불가한 증거를 재판부에 탄핵 증거로 다시 제출하는 건 형사소송법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 증거를 제출하면 피고인(윤석열)에 불리한 내용을 다투지 못한다"며 "(이런 점들을) 감안해서 변론 공판을 제기하고 피고인에게 적절하게 방어권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추가로 공판을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방어권 행사를 위해 충분히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지난번 시간 관계상 신문조서를 다 확보하지 못했다"며 "(400건 정도의) 추가 증거를 신청하면 재판장이 보시고 어차피 변론이 재개된 만큼 바로 종결하기보다 증거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증거 조사 기일을 지정해 진행되도록 허락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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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특검 측에서 오늘 (제출한) 탄핵 증거 채택하고 증거 조사를 하겠다"며 "탄핵증거 내용은 진술 증명력 판단 용도로만 사용할 것이고 공소사실 관련 직간접적인 근거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기존에 말했듯 윤 전 대통령 측 증거 추가로 확보돼 신청하면 살펴보고 다시 변론 재개 여부를 따지겠다. 피고인 신문은 생략하겠다"고 했다. 특검 측은 앞서 결심에서 밝힌 징역 10년 구형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26일 열린 결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구체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관련 혐의에 징역 5년 △국무위원의 심의권 침해 및 비화폰 기록 인멸 시도·허위 사실 공보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 △비상계엄 선포문을 사후에 작성한 혐의에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윤 전 대통령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계엄 국무회의 관련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비화폰 기록 삭제 △계엄 관련 허위 공보 등 5가지 혐의로 구속기소 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해당 재판에서 다뤄지는 5가지 혐의를 전부 부인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