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화우 자산관리센터 전문가들이 말해주는 '상속·증여의 기술'

최근 개정된 부가가치세법에서는 실물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한 경우 부과하던 가산세 부과율이 종전 공급가액의 3%에서 4%로 상향 조정됐다. 게다가 가산세 제재로 그치지 않고 형사처벌까지 받는다.
기본적으로 실물 거래 없이 가공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행위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부가가치세액의 3배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만약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 합계가 30억원을 넘으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1년 이상의 징역에 세액의 2~5배 벌금형이 병과되는 가중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은 그대로이나 올해부터 가산세율이 올라갔다. 그야말로 가공 세금계산서 수수행위를 엄단하겠다는 과세관청의 제재 기조가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방향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가공 세금계산서 발급에 관한 처벌규정은 1994년 조세범처벌법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 개정 법률 과정에서 작성된 국회 회의록 등을 뒤져보면 당초 처벌규정의 타겟은 '자료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자료상이란 대가를 받고 가공세금계산서 수수를 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처벌 규정은 2000년대 초반 금지금 업체들이 여러 개 자료상 법인을 설립하고 실물 금 이동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해 부가가치세를 환급 받은 뒤 폐업하는 방식으로 조세를 포탈한 수법에 강력한 철퇴 역할을 했다. 이를 계기로 2004년에는 법정형을 종전 2년 이하의 징역에서 3년 이하의 징역으로 강화했고 지금까지 약 20년 넘도록 유지되고 있다.
근래 사건들을 살펴보면 20여년 전처럼 자료상들과 함께 세금계산서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부가가치세를 포탈하는 대담 범죄보다는 외형을 부풀려 공사 입찰이나 대출 과정에서 유리해지기 위해 가공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아 보인다.
옳지 않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경우는 비록 가공이라 할지라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자가 매출세액을 국가에 납부하기 때문에 적어도 세금포탈이나 세수일실의 결과는 동반되지 않는다. 입찰기관이나 금융기관을 기망한 행위가 있다면 사기죄 등으로 처벌돼야 할텐데, 문제는 기망행위의 내용인 세금계산서 수수행위가 조세범처벌법에 의해 별도로 경합해 처벌된다는 점이다.
가중처벌 단계로 가면 문제가 더 도드라진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로 처벌되는 고액 사기 범죄는 최대 이득액 상당의 벌금형이 임의 병과될 수 있다. 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되는 고액 세금계산서 범죄는 최대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세액의 5배까지 벌금이 반드시 부과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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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상 발생한 '세액'이라는 범죄 구성요건의 특성상 실제 사례에서 금액 기준 가중처벌 요건은 어렵지 않게 달성되곤 한다. 법에 따라 반드시 따라붙어야 하는 벌금형의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웬만한 재산가가 아니고서는 납부하지 못하고 노역장 유치(감옥에서 일하면서 벌금을 때우는 것)를 택한다.
통계상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벌금 집행 현황 중 현금으로 납부된 금액은 15~21%에 불과하다. '노역장 유치'된 건들의 금액은 55%를 넘는다. 국가는 벌금을 징수하지 못하니까 손해를 본다. 피고인은 감옥을 가니까 역시 손해를 본다. 결국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범죄 형벌 체계에 관한 거대 담론을 하려는 게 아니다. 적어도 세금계산서 수수행위를 한 자가 자료상이 아니라면, 또 결과적으로 국가에 세수 일실이 없다면, 최근 상향 조정된 가산세까지 모두 완납했다면, 형이 감경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하지 않을까. 이번 개정세법을 보면서 세금계산서 범죄에 대해 행위와 형벌 사이의 균형에 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영웅 변호사는 법무법인 화우에 합류하기 전 2010년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해 삼일회계법인 국제조세팀에서 공인회계사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조세실무를 경험했다. 2016년 변호사시험 합격 후 화우 조세그룹에 합류해 기업 관련 조세 소송, 세무조사 대응, 다국적기업의 Cross-border M&A 및 해외 입법자문, 국제조세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를 수료하고 다수의 논문을 저술하는 등 이론적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최근엔 기업 총수의 상속, 미국 IRA Tax credit, 글로벌 최저한세,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등 특수한 조세 사건에서 활발한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