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꾸기·혐의 부인… 김건희 1심 선고 D-2, 법원 판단은

말 바꾸기·혐의 부인… 김건희 1심 선고 D-2, 법원 판단은

오석진 기자
2026.01.26 16:14

통일교-건진법사 청탁, 제공된 금품 등 재판에서 직접 감정
도이치 주가조작·명태균 여론조사는 정황증거 다수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 이틀후에 나온다. 김 여사는 법정에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부인해왔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오는 28일 오후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연다.

구체적으로 김 여사는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서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특검은 도합 징역 15년(정치자금법 4년, 자본시장법·알선수재 11년)을 구형했다.

"금품 일체 안 받았다" → "목걸이 안 받았고 샤넬백은 돌려줘"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해 8월2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해 8월2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통일교-건진법사 청탁과 관련, 재판 과정에서는 김 여사에게 불리한 진술과 금품 등 증거가 다수 나왔다. 김 여사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쳐 금품을 전달받고 통일교의 각종 사업이 훤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김 여사는 전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전씨 측이 지난해 10월 특검팀에 해당 금품을 제출하자 김 여사 측은 샤넬백 수수를 인정하고 그라프 목걸이는 받지 않았다고 입장을 바꿨다. 청탁 사실을 부인하고 가방 등도 사용하지 않고 반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사용감을 직접 검증하기도 했다. 휴대전화로 가방 내부를 촬영하고 흰 장갑을 낀 채 물품들을 상세히 살폈다. 재판부는 당시 가방 버클에 비닐이 없고, 긁힌 것 같은 사용감이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수행비서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과거 검찰 조사 전 '건진에게 심부름해 준 걸로 하면 안 되겠니'라고 부탁했다"며 자신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유 전 행정관은 재판에서 김 여사 요청으로 가방을 바꿨고, 사진을 본 김 여사가 텔레그램을 통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선물 공여자로 알려진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은 재판에서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영부인과 원만한 관계로 통일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지시를 이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도이치 주가조작·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제공 모두 혐의 부인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8월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8월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안과 관련해서는 많은 정황이 나왔으나 김 여사 측은 역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재판부가 해당 정황들을 김 여사의 시세조종 사전 인지에 대한 객관적 증거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김 여사는 그간 도이치모터스 주가에 계좌만 동원됐을 뿐 시세 조종을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안은 김 여사가 2009∼2012년 발생한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것이 골자다. 검찰은 4년여에 걸쳐 이를 수사한 뒤 2024년 10월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개시했고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종목 주문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이후 사건은 특검팀으로 이첩됐다. 특검팀이 재판에서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2010년 11월 통화에서 미래에셋증권 전 직원이 "도이치모터스는 관리하니까 가격이 유지된 것"이라고 하자, 김 여사는 "도이치는 어쨌든 오늘 잘 들어가고 잘 산 거예요 그러면?"이라고 물었다.

또 다른 녹취에선 "사이버 쪽 사람들과 쉐어(공유)해야 한다"며 "40%를 주기로 했다. 거의 2억7000만원을 줘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다만 '사이버'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대상이 작전세력인지 여부는 재판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이외에 도이치 1차 주포 이정필씨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지시로 김 여사의 손실금 4700만원 상당을 메워줬다고도 증언했다.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제공에 대해 김 여사 측은 "개인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와 관련해 메시지를 몇차례 받아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브로커 명씨로부터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에서는 김 여사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이 열세인 여론조사 결과를 명씨에게 공유하며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한 메시지가 공개됐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보도를 전달받은 뒤 "넵 충성"이라고 답한 대화도 공개됐다.

다만 증인으로 출석한 명씨는 재판에서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명씨는 윤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보낸 것은 통상적 절차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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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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