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건진법사 청탁, 제공된 금품 등 재판에서 직접 감정
도이치 주가조작·명태균 여론조사는 정황증거 다수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 이틀후에 나온다. 김 여사는 법정에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부인해왔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오는 28일 오후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연다.
구체적으로 김 여사는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서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특검은 도합 징역 15년(정치자금법 4년, 자본시장법·알선수재 11년)을 구형했다.

통일교-건진법사 청탁과 관련, 재판 과정에서는 김 여사에게 불리한 진술과 금품 등 증거가 다수 나왔다. 김 여사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쳐 금품을 전달받고 통일교의 각종 사업이 훤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김 여사는 전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전씨 측이 지난해 10월 특검팀에 해당 금품을 제출하자 김 여사 측은 샤넬백 수수를 인정하고 그라프 목걸이는 받지 않았다고 입장을 바꿨다. 청탁 사실을 부인하고 가방 등도 사용하지 않고 반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사용감을 직접 검증하기도 했다. 휴대전화로 가방 내부를 촬영하고 흰 장갑을 낀 채 물품들을 상세히 살폈다. 재판부는 당시 가방 버클에 비닐이 없고, 긁힌 것 같은 사용감이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수행비서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과거 검찰 조사 전 '건진에게 심부름해 준 걸로 하면 안 되겠니'라고 부탁했다"며 자신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유 전 행정관은 재판에서 김 여사 요청으로 가방을 바꿨고, 사진을 본 김 여사가 텔레그램을 통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선물 공여자로 알려진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은 재판에서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영부인과 원만한 관계로 통일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지시를 이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안과 관련해서는 많은 정황이 나왔으나 김 여사 측은 역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재판부가 해당 정황들을 김 여사의 시세조종 사전 인지에 대한 객관적 증거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김 여사는 그간 도이치모터스 주가에 계좌만 동원됐을 뿐 시세 조종을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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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안은 김 여사가 2009∼2012년 발생한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것이 골자다. 검찰은 4년여에 걸쳐 이를 수사한 뒤 2024년 10월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개시했고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종목 주문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이후 사건은 특검팀으로 이첩됐다. 특검팀이 재판에서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2010년 11월 통화에서 미래에셋증권 전 직원이 "도이치모터스는 관리하니까 가격이 유지된 것"이라고 하자, 김 여사는 "도이치는 어쨌든 오늘 잘 들어가고 잘 산 거예요 그러면?"이라고 물었다.
또 다른 녹취에선 "사이버 쪽 사람들과 쉐어(공유)해야 한다"며 "40%를 주기로 했다. 거의 2억7000만원을 줘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다만 '사이버'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대상이 작전세력인지 여부는 재판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이외에 도이치 1차 주포 이정필씨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지시로 김 여사의 손실금 4700만원 상당을 메워줬다고도 증언했다.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제공에 대해 김 여사 측은 "개인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와 관련해 메시지를 몇차례 받아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브로커 명씨로부터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에서는 김 여사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이 열세인 여론조사 결과를 명씨에게 공유하며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한 메시지가 공개됐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보도를 전달받은 뒤 "넵 충성"이라고 답한 대화도 공개됐다.
다만 증인으로 출석한 명씨는 재판에서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명씨는 윤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보낸 것은 통상적 절차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