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판 안드로이드 온다"…독일 로봇기업에 '2조' 역대급 뭉칫돈

"로봇판 안드로이드 온다"…독일 로봇기업에 '2조' 역대급 뭉칫돈

송지유 기자
2026.06.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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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타트업씬] 6월 3주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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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로보틱스'(NEURA Robotics)는 최근 시리즈 C 라운드에서 약 14억달러(약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사진=블룸버그
'뉴라로보틱스'(NEURA Robotics)는 최근 시리즈 C 라운드에서 약 14억달러(약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사진=블룸버그

'로봇판 안드로이드' 사업을 진행 중인 독일 로봇 스타트업에 2조원 넘는 투자금이 몰렸다.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제공해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한 것과 같이 자체 OS와 공유 인텔리전스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로봇 하드웨어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회사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줄을 선 것이다.

테더부터 엔비디아·아마존·퀄컴까지…로봇 공급망 뭉쳤다

20일 블룸버그통신·크런치베이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뉴라로보틱스'(NEURA Robotics)는 최근 시리즈 C 라운드에서 약 14억달러(약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풀스택 로봇기업 사상 최대 단일 라운드다. 이번 라운드로 뉴라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약 70억달러(약 10조7000억원)로 뛰었다.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가 이번 라운드 투자를 주도했고 엔비디아·아마존·퀄컴·보쉬·샤플러·유럽투자은행(EIB) 등이 참여했다. AI 칩 시장 1위 업체(엔비디아)와 물류 자동화의 최대 수요처(아마존), 로봇 부품 분야 주도 기업(보쉬·샤플러) 등 로봇 공급망 전체가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뉴라로보틱스는 2019년 독일 메칭겐에 설립됐다. 창업자이자 CEO인 다비드 레거는 '인지 로보틱스'(Cognitive Robotics)라는 용어를 만든 인물이다. 스위스에서 로봇 관련 하이테크 기업 3곳을 잇따라 창업하는 과정에서 기존 로봇산업의 한계를 체감, 인지 로보틱스의 경제적 잠재력을 확신했다. 독일로 돌아와 뉴라로보틱스를 창업하면서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숙련 작업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문제를 풀기 위해 인지 로봇 개발을 핵심 목표로 구상했다.

뉴라로보틱스는 유럽에서 로봇의 전 제품 라인을 직접 개발·생산하는 몇 안되는 '풀스택' 기업이다. 주요 제품군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 '4NE-1' △이동형 로봇 'MAV' △협동 로봇팔 'LARA·MAIRA' △가정·서비스용 모바일 로봇 'MiPA' △4족 보행 로봇 등이 있다.

뉴라로보틱스는 유럽에서 로봇의 전 제품 라인을 직접 개발·생산하는 몇 안되는 '풀스택' 기업이다. /사진=뉴라로보틱스
뉴라로보틱스는 유럽에서 로봇의 전 제품 라인을 직접 개발·생산하는 몇 안되는 '풀스택' 기업이다. /사진=뉴라로보틱스

이 회사는 단순 로봇 제조사가 아닌 로봇 간 기술·경험 공유 생태계인 '뉴라버스' 구축을 지향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뉴라로보틱스에 주목한 배경에도 이 시스템이 있다.

기존 로봇 학습 방식은 전 세계 데이터를 본사 서버에 학습 시킨 뒤 OTA(무선전송기술)를 통해 뿌리는 중앙집중형 구조로 업데이트 사이클이 느리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방식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반면 뉴라버스는 A공장 로봇이 새 부품 조립 방법을 터득하면 그 경험이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 B공장, C가정 로봇에 실시간 공유되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개발자나 파트너가 플랫폼에 특정 스킬을 공유하면 다른 로봇이 내려받아 바로 쓸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구조도 포함한다. 전 세계 모든 로봇이 실시간으로 역량을 공유하고 학습하는 개방형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레거 CEO는 "스마트폰이 휴대전화 시장을 바꾼 것처럼 로봇도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며 "AI(인공지능)의 미래는 스크린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에서 움직이고 학습하며 인간과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뉴라버스 구조가 완성되면 로봇이 많이 배포될수록 더 빠르게 학습이 이뤄지는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딜룸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로봇 기업에 대한 누적 투자액은 558억달러(약 85조5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총액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 AI 굴기' 딥시크에 국가·빅테크 자금 총집결
딥시크는 최근 진행한 첫 외부 투자 유치에서 74억달러 이상 자금을 모았고 기업가치를 5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AFPBBNews=뉴스1
딥시크는 최근 진행한 첫 외부 투자 유치에서 74억달러 이상 자금을 모았고 기업가치를 5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AFPBBNews=뉴스1

전 세계 AI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약 11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마무리하며 7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저비용·고성능 AI 모델을 공개하며 미 실리콘밸리와 월가를 충격에 빠뜨린 지 1년 만이다.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딥시크는 최근 진행한 첫 외부 투자 유치에서 74억달러 이상 자금을 모았고 기업가치를 5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창업자인 량원펑 CEO가 자기자본 30억달러(약 4조6000억원)를 직접 투자했고 중국 대표 빅테크인 텐센트,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CATL, 이커머스 업체인 JD닷컴, 게임 제작사 넷이즈 등도 투자에 참여했다. 중국 정부가 조성한 '국가 AI산업 투자기금'도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투자는 량원펑 CEO의 지배권을 유지하는 특수한 구조로 이뤄졌다. 외부 투자자들은 딥시크 법인이 아닌 량원펑이 관리하는 유한책임조합에 자금을 넣는 방식을 택했다. 창업자가 외부에서 들어온 투자금 집행 권한을 직접 쥐는 형태다. 의무보유 기간은 5년이며 투자자들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 빠른 차익 실현을 원하는 투자를 원천 차단하고 경영권과 자금 운용 통제권을 유지한 것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중국이 AI 모델 개발부터 전력·에너지 인프라까지 연결하는 자국 중심 산업 생태계 구축을 가속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로 고사양 칩 조달이 막힌 상황에서 딥시크가 화웨이 등 중국 칩 기업과 협력해 국산 AI 반도체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새롭게 확보한 투자금의 상당 부분도 연구·개발(R&D)과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투입될 예정이다.

우주 위성기업 아이싸이, 6개월만에 기업가치 4배↑
핀란드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 스타트업 '아이싸이'(ICEYE)의 기업가치가 6개월 만에 4배 이상 뛰었다. /사진=아이싸이
핀란드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 스타트업 '아이싸이'(ICEYE)의 기업가치가 6개월 만에 4배 이상 뛰었다. /사진=아이싸이

핀란드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 스타트업 '아이싸이'(ICEYE)의 기업가치가 6개월 만에 4배 이상 뛰었다. 유럽 방위비 증액 기조와 맞물려 주요국들과의 잇단 계약이 몸값을 끌어올린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블룸버그통신·테크크런치·크런치베이스 등에 따르면 아이싸이는 최근 마감한 시리즈F 라운드에서 4억5000만유로(약 8000억원)를 조달했다. 이번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는 100억유로(약 17조6000억원)로 6개월 전 시리즈E 라운드 당시(24억유로)보다 4배 넘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번 라운드는 글로벌 사모펀드 제너럴 애틀란틱이 주도했다. 카타르투자청·노키아·TCV 등이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솔리디움·테시·바르마·라이프라인벤처스 등 기존 투자자들도 자금을 댔다.

당초 이번 라운드가 2억5000만유로 규모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몰리며 실제 조달 규모는 훨씬 커졌다. 투자시장에서 아이싸이가 주목받은 배경에는 수주 급증, 실적 호조 등이 있다.

독일·폴란드 등 유럽 7개국 정부가 아이싸이로부터 자국 전용 주권 위성 시스템을 구매하면서 수주 잔고가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2억5000만유로(약 4400억원)였던 매출액은 올해 5억유로(약 88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SAR 컨스텔레이션(위성군집) 확대와 차세대 센싱 기술 R&D, 정부·기관용 데이터 플랫폼 고도화, 방산 시스템 통합 부문 확장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연간 50기 수준인 위성 생산 능력을 2028년까지 100기로 2배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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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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