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이 아닌 거주지에서 필요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 정책 시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동계에서 예산과 인력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통합돌봄 시행을 위한 서울지역 노동시민사회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2023년부터 이어져 온 시범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향후 통합돌봄 시행에 필요한 개선점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과 인력 등에 현실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문성욱 민주노총 건강보험공단노조 장기요양위원장은 "전담 인력 인건비 192억원을 한시적으로 지원한 이후로는 지방자치단체 예산에 의존해야 하는데 산하 조직에 업무를 배분한다고 고려했을 때 사전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왕복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조직국장은 단순한 인력 증원보다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육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돌봄노동자에게 초급·중급·전문직에 걸친 경력단계제를 제시한 울산 지역 모델을 예로 들었다.
왕 국장은 "조례가 선언적인 내용에 그치고 실제적 운영에 관한 내용이 빠졌다"며 "단순 복지서비스 묶음이라는 관점보다 생활 안전망을 구축하는 측면에서 통합지원협의체가 실제로 조정력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연계·모니터링 단계에 걸쳐 책임 주체가 명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돌봄 현장 실무자들의 우려도 이어졌다. 통합돌봄 서비스가 노동자와 당사자의 관점에서 설계·운용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10년째 방문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김시현 민주노총 전국자치단체공무직본부 서울지부 방문간호사 지회장은 "실행 주체인 각 구청이 통합돌봄의 사업목적을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그저 계획서, 실적 중심인 기존 보건복지 사업을 재배치하는 데 급급하다"고 말했다.
시범사업 초기에는 관리가 어렵고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를 추천했으나 주민센터의 부담이 커지며 관리가 쉬운 수급자 위주로 대상이 선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통합돌봄 제도는 각 주민센터의 대상자 추천을 통해 신청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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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회장은 "지역사회에 방치된 대상자에 대한 진료가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가정방문이 가능한 병원 수부터 부족한 실정"이라며 "단순 진료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수요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한 대책도 부족하다"라고도 했다.
연속적인 서비스 제공이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승현 민주노총 사회복지지부 노인생활지원사분회 생활지원사 분회장은 "노인을 직접 마주하는 생활지원자로서 대상자 한명 한명에 대한 연속적이고 책임 있는 관리 체계가 부실하다고 느꼈다"며 "현재 논의되는 시스템은 각 기관과 센터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대상자의 돌봄 히스토리를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명확하지 않아 불안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생활지원사 고용이 1년 단위 계약직 구조로 매년 대상자가 변경된다"며 "한 사람이 자신을 지속적으로 본인을 담당해주길 원하는 수요자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통합돌봄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등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거주지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오는 3월27일부터 전국 시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