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부천 한 유치원 교사가 독감에 걸리고도 3일 동안 출근한 뒤 중환자실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19일 유가족이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종합하면 부천시 한 유치원 교사 A씨는 지난달 14일 B형 독감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중환자실에서 숨졌다. 1월27일 독감 판정을 받은 지 18일 만이다.
A씨는 독감 판정을 받고도 1월30일까지 유치원에 정상 출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오후 2시 조퇴한 그는 다음날인 31일 병원에 입원해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이미 치료가 늦어 폐렴 및 패혈증 등 합병증으로 이어진 상태였다.
유가족은 A씨가 유치원 측에 먼저 병가나 연차를 신청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독감에 걸렸으면 유치원 측이 선제적으로 휴식을 권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한다.
A씨 남자친구는 "독감 판정을 받은 다음 날 목소리와 미각을 잃은 상태였다. 사흘째 되던 날엔 열이 39.8도까지 올라갔다"며 "당연히 아프면 쉰다고 말해야 하지만, 유치원이라는 곳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하는 곳인데 독감에 걸려 고열이 나는 상황 속에서도 출근하지 말라고 안 한 책임자 잘못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A씨 동생도 "저희 언니는 책임감이 강한 교사였다. 아픈 상태로 근무하던 언니는 가족에게 '눈치가 보여 퇴근 못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런데도 충분한 휴식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도 눈치를 보던 초임 교사가 조퇴 의사를 밝히는 것이 쉬운 상황이었는지 의문"이라고 호소했다.
유치원 측은 "A씨가 사망 전 변가나 조퇴를 요청하지 않았고 외관상 근무가 어려울 만큼 건강 상태가 나빠 보이지 않아 병가 사용을 권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교사가 아파서 결근할 경우 연차 소진 없이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조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 동생은 "교육기관은 아이들뿐 아니라 교사 건강 또한 보호할 책임이 있다. 더 적극적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휴식을 권유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언니가 분명히 쉬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족은 현재 유치원 측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A씨 동생은 "아버지가 산재 처리를 요청하기 위해 유치원을 방문했지만 다음 날 유치원 측은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저희는 이 사안을 개인의 선택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부디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 사안이 공론화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