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울며 사죄하더니..."유가족이고 XX이고" 대전 화재 대표 망언

앞에선 울며 사죄하더니..."유가족이고 XX이고" 대전 화재 대표 망언

이재윤 기자
2026.03.25 11:16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가 지난 23일 분향에 앞서 눈물을 흘리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가 지난 23일 분향에 앞서 눈물을 흘리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형 화재로 노동자 14명이 숨진 '안전공업 화재' 사고 직후 회사 대표이사의 망언에 노조가 "유가족에 대한 부관참시"라며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황병근 안전공업 노동조합위원장은 25일 개인 SNS(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지난 20일 갑작스러운 화재 참사로 우리는 14명의 소중한 동지를 잃었다. 노조와 조합원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불철주야로 유가족분들을 위로하고, 중환자실과 병상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부상 동지들의 쾌유를 빌며 사고 수습에 전력해 온 시간들"이라고 입을 뗐다.

이어 황 위원장은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의 폭언을 언급하며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우리를 다시 한번 분노케 한다"며 "사고 수습과 작업환경 개선이란 본연의 책임은 뒤로한 채,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대표의 비상식적인 망언과 막말에 비하 발언은 고인과 유가족분들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손 대표는 대외적으로는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보였으나 정작 내부 임원진 회의에선 언론 보도에 불만을 품고 고성을 지른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어떤 X이 (기자를) 만나는지 말하라"며 "'사장이 뭐라고 큰소리치고 후배들에게 얘기한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한 변명이 왜 없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화재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노동자들을 향해 손 대표는 "늦게 나온 사람이 죽었다. 늦게 나오면 되겠느냐"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또 유가족을 만나러 가야 한다는 부하 직원의 조언에, "유가족이고 XX이고 간에!"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손 대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노동 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

황병근 안전공업 노동조합위원장이 25일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사진=황병근 SNS 화면캡처.
황병근 안전공업 노동조합위원장이 25일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사진=황병근 SNS 화면캡처.

이에 황 위원장은 "이는 희생된 동지들을 모욕하는 '부관참시'와 다름없으며, 유가족분들을 두 번 죽이는 천인공노할 행위다. 진실한 사과 없는 '악어의 눈물'과 망언에 대해 노동조합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황 위원장은 손 대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보다는 사고 수습과 애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투쟁의 구호와 날 선 투쟁 보다는 깊은 애도의 마음을 담아 동지들이 먼 길을 떠나는것이 외롭지 않도록 집중 하고자 인내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저급한 언어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떠나보내는 두 동지가 부디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영면하시길 간절히 기원하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는 잊지 않겠다. 그리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일 오후 1시17분쯤 발생한 이 화재로 74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14명, 중상자는 25명, 경상자는 35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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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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