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소원제 도입으로 업무량이 급증한 헌법재판소가 인력을 증원한다. 예비비가 편성되면서다. 헌재는 재판소원 사전심사와 사건 접수 등에 필요한 인력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7일 헌재와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헌재는 재판소원제 시행에 따른 인력 증원을 위한 예비비 편성을 확정받았다. 헌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한 통화에서 "예산처에서 예비비 편성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예비비는 정기 예산을 편성·심의할 땐 예측하기 어려웠던 지출에 대비한 용도미정의 예비 재원이다.
헌재는 연구관 20명과 사무처 직원 18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사무처 직원 채용은 일부 시작됐다. 연구관 채용 시기는 아직 논의 중이다.
재판소원제가 지난달 12일 공포 및 시행되면서 헌재는 인력난에 빠졌다. 시행된 지 26일째인 현재까지 재판소원 사건이 300여건을 돌파했다. 헌재 내부에서는 향후 재판소원 청구 건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재판소원 사건을 미리 심사하는 연구관 업무가 가중됐다고 한다. 사건이 1주일에 100여건씩 청구되는데 전담 연구관은 8명뿐이었다. 이들 8명은 재판소원 사전심사부 소속으로 헌법소원 사건이 접수되면 검토 보고서 등을 작성한다. 지정재판부 재판관 3명이 검토 보고서 등을 토대로 해당 재판소원 사건을 각하할지, 전원재판부로 회부할지 등을 결정하게 된다.
헌재 관계자는 "사전심사를 하는 연구관들이 초반엔 주말까지 나와 근무하고 야근을 하는 일도 잦아졌다"며 "재판소원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선 사전심사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전심사 인력은 헌재 경력이 풍부한 고연차급으로 증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헌재는 이번 채용을 통해서는 사전심사부로 이동한 고숙련 연구관들이 기존에 맡고 있던 업무를 담당할 새로운 인력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 관계자는 "사전심사가 중요한 만큼 저연차나 외부 전문가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있는 대부분의 고연차 인력을 사전심사부에 투입하고, 업무 틀이 어느 정도 잡힐 때까지 해당 인력이 하던 일은 다른 연구관이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채용과 인사 등에 대해서는 확정된 사항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새롭게 채용된 사무처 직원 중 대다수는 헌재 사무처에서 재판소원 사건 접수 처리를 위한 행정·사무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관계자는 "전산이나 실물로 들어오는 재판소원 사건을 처리할 행정·사무 인력 충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