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대해상 성과급, 임금 아냐…근로 대가 아닌 성과 배분"

대법 "현대해상 성과급, 임금 아냐…근로 대가 아닌 성과 배분"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4.08 06: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사진=뉴스1

장기간 지급된 경영성과급이라도 지급 기준이 매년 달라지고 회사 재량이 큰 경우에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현대해상화재보험 전·현직 근로자 38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현대해상은 2003~2018년 16년 동안 당기순이익이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기준급의 최대 700% 이상에 이르는 경영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2005년과 2006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매년 지급이 이뤄졌고 2009년 이후에는 회사가 지급 기준을 일방적으로 정해왔다.

이에 근로자들은 "성과급이 장기간 반복 지급되며 사실상 임금으로 굳어졌다"며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수년간 지급해 온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도 다시 산정해야 하는지가 쟁점이었다.

1·2심 법원은 경영성과급은 임금에 해당한다며 근로자 측 손을 들어줬다. 장기간 지급으로 노동관행이 형성됐고, 성과급이 근로 의욕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결국 근로의 질이 향상된 것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있어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 사건 경영성과급은 근로의 대가로 당연히 지급돼야 하는 임금이라기보다 회사가 경영 성과를 근로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지급한 성격이 강하다"며 "근로자의 노력뿐 아니라 시장 상황, 자본 규모 등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되는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만큼 근로와 직접적이고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경영성과급이 16년간 지급되긴 했지만 매년 기준이 달라졌고 지급 여부 역시 회사의 경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구조라면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근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근로의 대가'라기보다 '성과 배분'이나 '복지 차원' 급여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법원은 실제 지급 기준에도 '해당 연도에 한해 지급한다'는 취지가 명시돼 있어 사용자에게 법적 지급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사정에 비춰 보면 경영성과급에 대해 확고한 노동관행이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평균 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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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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