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해 가장 많은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한 '최악의 기업'으로 8명의 노동자가 숨진 HJ중공업을 선정했다.
민주노총·노동건강연대 등은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26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참가자들은 '산재는 살인이다. 기업을 처벌하라', '일하다 죽지 않게 기업을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해 HJ중공업에선 8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6일 울산 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의 노후 보일러 타워 철거 과정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7명의 노동자가 매몰됐고 전원 사망했다.
사고 직후 울산경찰청과 부산고용노동청은 김완석 HJ중공업 대표와 하청업체인 석철기 코리아카코 대표, 현장 책임자 등 6명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최악의 살인기업' 공동 2위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삼정기업을 꼽았다. 두 기업은 지난해 각각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는 지난해 3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고,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1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삼정기업의 부산 반얀트리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6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6명의 노동자가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당시 설계 도면에는 표기돼있던 소방 시설이 실제로는 설치되지 않은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25명의 희생자 중 23명이 하청노동자였고 2명이 이주노동자"라며 "위험이 외주화되고 동시에 이주화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산업재해는 막을 수 있는 구조적 살인"이라며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책임이 분산되고 원청은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민이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에는 SPC와 쿠팡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총투표 8856명 중 SPC가 4200표(47.4%)를 기록하며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쿠팡이 3763표(42.5%)로 뒤를 이었다. 지난 10일 SPC 삼립 시흥공장에서 손가락 절단 산재사고가 발생하면서 SPC에 대한 투표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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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린 화섬식품노조 SPC파리바게트지회장은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계속되고 있다"며 "사고 이후 회사 문화가 바뀔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안전보다 생산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동헌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 역시 "지금도 전국 쿠팡 물류센터에 4~5만명 가까이 되는 노동자가 밤낮 가리지 않으면서 일하고 있다"며 "쿠팡 로켓배송을 위한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