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건 무마' 대가로 억대 뇌물 받은 세관 수사팀장 구속기소

검찰, '사건 무마' 대가로 억대 뇌물 받은 세관 수사팀장 구속기소

양윤우 기자
2026.04.21 16:26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관세청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이 자신이 맡은 사건 피의자들과 가족들에게서 사건 무마와 불구속 수사 편의 제공 명목으로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부장검사 이상혁)는 21일 전 관세청 서울세관 소속 수사팀장 A씨(49)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A씨에게 돈을 건넨 피의자 가족 2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담당하던 사건의 피의자와 가족들에게 수사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하거나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3년 9월 코카인 밀수 혐의로 긴급체포한 피의자 측에 '불구속 수사를 해주겠다'는 취지로 접근해 아버지로부터 5000만원을 받고 실제로 석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합성 대마 매매 혐의 피의자 측으로부터 사건 무마와 불구속 수사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았고 2024년 1월에도 합성 대마 밀수 혐의 피의자 측에서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해 5월부터 8월 사이에는 의류 수입업체 관계자들에게 관세 포탈 혐의로 거액의 세금과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말하며 사건 무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2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확인한 수수 금액은 모두 1억4500만원이다.

검찰은 A씨가 가상화폐 투자 자금을 마련하려고 수사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압수수색 등으로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피의자들의 직업·가족관계·재력·사회적 지위를 파악한 뒤 사건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겁을 주면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현금을 주면 사건을 그냥 종료해버리겠다" "배우자는 입건되지 않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이 사건은 관세청이 지난해 5월 A씨를 뇌물요구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검찰은 A씨 주거지와 전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통화내역과 발신기지국, 금융계좌를 추적해 추가 범행을 밝혀냈다.

검찰은 지난 2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먼저 일부 혐의로 구속기소 한 뒤 추가 수사를 거쳐 이번에 나머지 범행까지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A씨가 과거 자체 종결한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를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은 "이 사건을 계기로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사법적 통제 장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별사법경찰관이 검사의 지휘 없이 체포·석방·내사 종결 등을 자의적으로 처리할 경우 이번 사건처럼 사건 무마를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는 비위가 반복될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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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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