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급 시점에 재직 중일 것을 조건으로 한 임금인 '재직조건부 임금'이라도 통상임금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하지만 성과급은 근무 실적과 무관하게 지급이 보장된 '최소 지급분' 범위만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고 이를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한국수력원자력 근로자 99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심의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한수원 근로자들은 회사가 지급한 기본상여금과 성과급 등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 채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과 퇴직금을 산정한 것은 위법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다시 계산한 차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해당 임금에 지급 시점 재직 조건이 붙어 있고 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와 액수가 달라 고정성이 없다고 맞섰다.
1·2심 법원은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부분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세부 항목에서는 일부 차이가 났다. 2심 법원은 1심 법원과 달리 기본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했고 자체 성과급은 전액이 아닌 일부만 인정하는 등 범위를 조정했다.
구체적으로 기본상여금과 장려금 중 최소 지급분, 기본성과급, 각종 수당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특히 기본성과급(기준임금의 200%) 전액을 '최소 지급분'으로 보고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재직조건이 붙은 기본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부분은 정당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기본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조건은 지급 대상을 정하는 것이지 이미 지급하기로 정해진 임금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기하게 하거나 박탈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은 성과급 부분을 원심 법원과 달리 판단했다. 대법원은 근무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은 원칙적으로 통상임금이 아니지만 실적과 무관하게 지급이 보장된 '최소 지급분'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이 기본성과급 200% 전액을 최소 지급분으로 인정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한수원의 개정 보수 규정은 기본성과급 지급률을 사업소·개인별로 차등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실제로 133~267%로 차등 지급했다"며 "기본성과급의 최소 지급분이 장려금과 동일하게 기준임금의 200%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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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법원은 기본성과급 중 최소 지급분의 범위에 관해 추가로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심판결을 일부 파기하고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