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덕에 단종문화제 흥행?…"군인들 눈물로 치러졌다" 폭로

'왕사남' 덕에 단종문화제 흥행?…"군인들 눈물로 치러졌다" 폭로

이소은 기자
2026.05.11 10:42
제59회 단종문화제 마지막 날인 지난달 26일 강원 영월 동강 둔치에서 칡줄다리기 대회 전 칡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영월군 제공)
제59회 단종문화제 마지막 날인 지난달 26일 강원 영월 동강 둔치에서 칡줄다리기 대회 전 칡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영월군 제공)

단종의 유배 이후 삶을 조명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관객 수 16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가운데, 매년 4월 열리는 단종문화제가 군인들의 '눈물'로 치러진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유튜브 '김채호의 필름찢기'에 '단종 문화제는 군인들의 눈물로 완성된다'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 채널은 구독자 26만명을 보유한 영화 리뷰 채널인데, 이번 '왕사남' 흥행과 4월 단종문화제 시즌에 맞춰 해당 영상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영상에서 "영월에서 군 복무한 사람으로서 말하는데 '단종문화제'는 군인들이 다 한다. 올해도 영월부대 군인들이 대민 지원 나갔을 텐데 힘들 것"이라고 운을 뗐다.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김 씨에 따르면 군인들은 4월 예정된 군 ATT(육군에서 2년마다 치러지는 전술 능력 평가) 훈련과 단종문화제 일정이 겹쳐 이중고를 겪었다. 축제 기간 군인들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무거운 가마를 매거나, 두꺼운 칡 줄을 옮기는 등 고된 활동에 동원됐다.

김 씨는 "너무 힘들다 보니 '단종이 뭔데'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칡 줄을 들고 동강을 가로지르는 데 정말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푸드코트가 열리는데, 군인들은 민간인과 마찰 생길까 봐 음식도 못 사 먹게 했다. 멍청하게 서 있다가 행보관이 주는 생수 마시면서 냄새만 맡았다. 복귀하면 3000원짜리 메밀전병을 주더라"고 털어놨다.

단종문화제에 동원된 군인들의 모습을 표현한 만화. /사진=김채호의 필름찢기 유튜브 캡처
단종문화제에 동원된 군인들의 모습을 표현한 만화. /사진=김채호의 필름찢기 유튜브 캡처

김 씨의 군대 동기였다는 B씨는 전화 연결을 통해 "21세기 노예였다. 가마를 맸을 때는 진짜 노비가 된 기분이었다. 혼자서 3인분 역할은 했다. 주말을 빼앗기는 셈인데 휴가도 안 주더라"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심지어는 행사 관계자분이 '군화를 신고 행사를 뛰자'고 제안하더라. 군화가 얼마나 무겁냐. 다행히 중대장이 말리긴 했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고생한 군인들을 안타까워하며 적절한 보상이 없었음에 분노했다.

한 누리꾼은 "인건비 아깝다고 군인 동원하는 거냐. 이 나라는 젊은 남자 착취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몇백년 전 비극은 추모하면서 눈앞의 비극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이라고 아쉬워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소은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소은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