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갔다가 '성범죄자' 누명…20대男 무고한 50대女 죗값 "씁쓸"

화장실 갔다가 '성범죄자' 누명…20대男 무고한 50대女 죗값 "씁쓸"

마아라 기자
2026.05.14 09:05

화성동탄경찰서 성범죄 누명 사건 최종 판결

아파트 내 헬스장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렸다는 남성이 자신의 억울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남성이 이용했던 단지 내 헬스장 화장실 입구. /사진=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 캡처
아파트 내 헬스장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렸다는 남성이 자신의 억울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남성이 이용했던 단지 내 헬스장 화장실 입구. /사진=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 캡처

2024년 동탄의 한 아파트 내 헬스장 화장실에서 성범죄 무고를 저지른 50대 여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피해자인 20대 남성 B씨가 "예상했던 결과"라고 심경을 밝혔다.

지난 13일 B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을 무고한 50대 A씨가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것에 씁쓸함을 내비쳤다. 그는 "원래 무고죄 수위가 그리 높지 않다. 사실 무고죄라고 하면 본래 피해자가 받았을 죄의 형량만큼 돌려받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앞서 12일 뉴시스는 같은 날 수원지법 형사5단독 조현권 판사가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2024년 6월23일 경기 화성시 소재 아파트 내 헬스장 인근 관리사무소의 여자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있는데 B씨가 들어와 성적인 행위를 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한 혐의를 받아 기소됐다.

당시 112 신고신청을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B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이튿날 B씨를 찾았다.

당시 B씨는 맞은편 남자 화장실을 이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경찰은 "떳떳하면 가만히 있으라" 등 B씨를 성범죄자로 예단하는 듯한 태도로 부적절한 대응을 했다.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리게 될 상황에 놓이자 B씨는 당시 경찰과 나눈 대화 모두를 녹음하고 이를 '억울한 남자'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올렸다.

성범죄자로 몰린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글 일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성범죄자로 몰린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글 일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유튜브 내용이 퍼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A씨는 돌연 경찰서를 찾아 "허위신고였다"고 자백했다. 사건을 맡았던 화성동탄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불문경고(법률상 징계는 아니지만 일부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행정처분) 등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가 무고 혐의로 기소되자 "여러분, 저 살았어요"라며 "경찰이 A씨 초기 진술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B씨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B씨를 다그치듯 말하고 피혐의 사실에 대한 제대로 된 변명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 입건 및 추후 출석하라고 요구하는 등 실질적으로 성범죄자로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고의가 없었고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의 판결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망상에 따른 B씨의 행동이 거짓일 수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여 무고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무고한 범죄는 자칫 피무고자가 중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범죄이기도 했다"며 "피고인의 최초 진술이 너무 구체적이라 수사기관에서도 피무고자에 대해 진지하게 수사를 진행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피무고자는 극심한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사와 피고인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A씨의 형은 확정됐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마아라 기자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입니다. 연예·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