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에 속아 평생 모은 재산 15억 원을 잃을 뻔한 80대 부부 사연이 전해졌다.
23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에 살고 있는 80대 A씨는 지난 17일 자신을 동사무소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어떤 사람이 A씨가 써준 위임장을 가져와서 사실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A씨는 "위임장을 써준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남성은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 같다"며 겁을 줬고, 이후 금융감독원과 검찰을 사칭한 이들이 전화로 "A씨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이라고 속였다.
사기범들은 A씨가 휴대전화에 악성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는데, 이 앱을 통해 허위 대검찰청 사이트 '내 사건검색'에서 A씨 사건이 뜨게 하는 등 실제 존재하는 사건인 것처럼 꾸몄다.
이에 속은 A씨는 주민등록번호와 계좌정보 등을 모두 말했고, 결국 "조사를 받기 위해서는 계좌 내 금액이 범죄에 이용됐는지 먼저 확인해야하니 이체할 준비를 해야한다"는 사기범의 지시에 전 재산인 15억원을 이체하려 했다.
그때 경찰관들이 출동해 A씨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 앱을 제거했으며 계좌 지급정지 조치를 취했다. 현재 경기북부경찰청 광역예방순찰대는 '피싱범죄 타깃형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악성 앱이 설치돼 악성사이트 접속 기록이 있는 휴대전화를 모니터링 하던 중 A씨 상황을 발견한 것이다.
전 재산을 날리기 직전 피해를 면한 A씨는 "우리가 보이스피싱을 당할 줄 꿈에도 몰랐다"며 "우리 전 재산이었는데 경찰관분들 덕분에 지키게 됐다. 고맙고 평생 기억하겠다"고 눈물을 보였다.
김동권 경기북부경찰청장은 "보이스피싱은 국민 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한 사람과 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다"며 "보이스피싱 범죄가 국민들의 눈물을 흘리게 하지 않도록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