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제도 도입 18년…"최저임금에 인권침해 여전"

'요양보호사의 날'을 앞두고 돌봄 서비스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요양보호사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요양보호사의 날 18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은 개인이나 가족만의 부담이 아닌 국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매년 7월1일인 요양보호사의 날은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이 생겨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제도 도입 18년이 지났지만 요양보호사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찬미 전국요양보호사협회 회장은 "요양보호사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며 "불안정한 일자리 때문에 젊은 층의 유입은 기대할 수 없고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돌봄 현장으로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 230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표준임금 매뉴얼을 만들어 적정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방문요양보호사의 경력을 인정하고 지도자로서 새로운 요양보호사를 양성할 수 있는 체계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돌봄 현장에서 요양보호사들이 겪는 인권침해 문제도 제기됐다. 경기 한 요양시설에서 근무하는 김숙자 하나케어센터분회 분회장은 "어르신의 폭언과 폭행, 성희롱을 겪는 일도 적지 않다"며 "요양보호사들은 여전히 '참아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김 분회장은 열악한 처우와 인권침해가 돌봄 인력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그는 "숙련된 요양보호사들은 현장을 떠나고 새로운 인력은 들어오지 않는다"며 "인력난은 심해지고 남은 요양보호사들의 부담은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돌봄 수요가 늘어난 만큼 공공 돌봄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고기석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현재 장기 요양의 공공 공급 비중은 0.9%에 불과하다"며 "민간 위탁된 요양시설에 대한 공공 책임을 강화하고 공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