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동물원 마지막 호랑이, 건강 악화로 19세에 안락사

"호순이는 19년이란 긴 시간을 살아낸 뒤 마침내 자유를 얻었습니다."(청주시 유튜브 게시글에서)
청주동물원의 마지막 호랑이였던 '호순이'가 지난 3일 세상을 떠났다.
청주시는 9일 오후 "호순이가 먼저 떠난 호랑이 이호를 찾아 호랑이별로 떠났다"고 밝혔다. 올해 스무살 나이였다.
호순이는 2007년 6월4일 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시베리아 호랑이답게 강인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눈빛도 강했고 모습도 늘 당당했다. 이호와 달리 호순이는 어미 품에서 시간을 보낸 뒤 자라 야생성이 더 강했다.

호랑이 평균 나이 15세. 호순이도 나이 든 징후가 찾아왔다.
지난해 여름부터 체중이 줄었다. 올해 여름 무더위는 더 견디기 힘들어 했다. 청주동물원 동물복지사들은 그런 호순이를 더 세심히 살폈다.
그러다 최근 뒷다리 이상과 배뇨, 보행장애까지 찾아왔다. 이달 들어서는 상태가 더욱 심각해졌다.

7월 3일. 경기 부천의 정형외과 수의사와 대전의 영상 수의사가 호순이에게 찾아왔다. 정밀 검사와 진료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호순이 몸 상태가 많이 악화돼 있는 걸 확인했다. 이를 모두 고려했을 때 치료가 호순이를 더 괴롭게 할 거라 판단했다.
의료진은 호순이가 더 고통스럽지 않도록 안락사를 결정했다. 청주동물원은 "디스크 질환이 의심돼 수술을 위해 마취까지 했지만, 회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청주시는 "20년을 함께한 수의사와 동물복지사에게 안락사는 참으로 가혹한 선택"이라고 했다. 치료 방법이 없고 고통만 남았을 때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라고.

그리 호순이는 울타리도, 고통도 없는 곳으로 자유로이 떠났다. 동물원에 마련된 추모관에는 호순이의 나무 명패가 걸렸다. 먼저 떠난 친구들의 이름 곁에 머무르게 됐다.
청주동물원 수의사들과 동물복지사들은 호순이가 있던 공간을, 아직은 차마 못 본다고 했다. 고갤 돌리면 금방이라도 호순이가 다가올 것 같아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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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는 "위풍당당했던 모습 그대로, 이제는 아프지 않은 곳에서 쉬길 바란다"며 "우리 모두는 호순이를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