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군인이나 군무원 등을 상대로 강제추행치상 범죄를 저지른 군인 등에게 무기징역 또는 징역 7년 이상의 중형을 내릴 수 있는 군형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지난 23일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군형법 중 '군인 및 이에 준하는 군무원 등이 다른 군인이나 군무원 등을 상대로 강제추행치상 범죄를 저지른 경우 법정형을 무기징역 또는 징역 7년 이상으로 규정한다'는 부분에 대해 합헌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군인 A와 B씨는 각각 동료 부사관 혹은 군무원 등을 강제 추행해 상해를 입게 했다는 혐의로 징역 3년6개월 선고받았다. 이들은 상고심 도중 법원에 해당 법안에 대한 위헌성을 헌재에 따져달라는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들은 각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해당 법안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군대 조직은 철저히 계급으로 이루어진 사회이므로 위계질서를 이용해 위와 같은 범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군 조직 내에서 강제추행치상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 그 결과는 피해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안전에 대한 침해를 넘어 군의 전투력 보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도 봤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이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보다 군형법상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의 하한을 높게 정한 것은 구성요건과 죄질 및 보호법익 등의 차이를 고려한 것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계선·마은혁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통해 "판례와 실무에서 인정되는 '강제추행' 및 '상해'의 행위 태양과 불법성의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며 "형사상 책임주의의 원칙상 법정형의 폭도 넓게 해 법관이 각 행위의 개별성에 따라 불법성에 맞는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심판 대상 조항이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7년으로 정해 법관의 정상참작 감경을 거치더라도 최소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것은 형벌 획일화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