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된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별도 최저임금 적용을 주장하며 고용노동부에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민주노총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의 도급제 별도 적용 여부를 부결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결정은 법원 판결도 인정한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재심의를 촉구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부와 최임위는 법에 명시된 도급제 최저임금 결정 권한을 스스로 방치하며 직무유기를 이어왔다"며 "심지어 2024년에는 노동계 몰래 '최저임금 제도개선 연구회'를 발족해 최저임금 제도를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시키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결 바로 다음날인 지난 6월12일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플랫폼 경제의 양질의 노동' 협약이 채택되자 한국 정부가 찬성표를 던졌다"며 "국제 무대에서는 이처럼 생색을 내면서 국내에서는 870만명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는 이중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해 최임위 권고로 시행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을 위한 실태조사' 진행 이후에도 도급제 적용이 부결된 것은 정부의 용역결과조차 무시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정부 연구용역에서 배달, 대리운전, 가정방문 점검원 학습지 교사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비슷한 종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최임위의 논의가 결정적 오류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근 배달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기반으로 도급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구교현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법원이 사측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플랫폼' 근무의 특성을 고려해 라이더를 법정근로자로 보고, 심지어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근로기준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한다고까지 밝혔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법정근로자 여부를 결정하는 곳이 아닌 최임위가 도급제 적용을 부결시킨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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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은 지난 3일 배달 플랫폼 등을 통해 일하는 배달 라이더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는 배달 라이더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항소심 판결이다.
한편 최임위는 지난 14일 제14차 전원위원회의에서 2027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380원(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223만6300원이다. 도급제 노동자의 별도 최저임금 적용안의 경우 표결 결과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