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뒤 달라지는 주식투자] ③외국인 투자자도 한국 ETF 직구…수급 다변화 기대

내년부터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이어 ETF(상장지수펀드)에도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에서 국내 주식을 직접 사는 '역직구'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증권사는 리테일 고객을 넓힐 수 있어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해 외국인 통합계좌의 거래 대상을 국내 주식에서 ETF·ETN(상장지수증권)까지 넓혔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현지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다만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거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해외 개인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사고 싶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글로벌 자금과 우량자산이 유입되는 자본시장 글로벌화를 위해 (외국인 통합계좌 거래대상을) ETF까지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원천징수 등 개정 세법이 적용되는 내년 1월1일부터 본격적인 거래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외국인 통합계좌 거래 대상 확대에 맞춰 내년 1월1일부터 원천징수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국내 증권사에 외국인 통합계좌를 개설한 외국 금융투자업자(해외 증권사 등)에 배당금 등 소득을 지급할 때 세금을 원천징수하는 방식이다. 국내 증권사가 먼저 세금을 떼고 해외 증권사가 이후 외국인 투자자에게 이를 청구한다. 외국인 투자자로서는 세금 처리가 간편해진다.
외국인 투자자의 ETF 투자가 허용되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도 다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상품은 해외 증권사들의 수요가 많았다"며 "ETF 투자를 통해 국내 주식을 소액으로 살 수 있고 한국 주식을 잘 모르는 고객의 경우 여러 주식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진 않겠지만 국내 증시의 수급을 다변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2월6일부터 5월15일까지 외국인 통합계좌 거래대금은 5조8000억원, 순매수 규모는 2조2000억원이었다. 지난해 10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시작한 하나증권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지난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증권의 외국인 통합계좌 일평균 거래대금은 수천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ETF 투자까지 허용되면 거래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증권사도 해외 리테일 확장을 통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김성훈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통합계좌는 단기실적 기여보다는 해외 리테일 고객과의 접점이 확대되는 등 리테일 경쟁력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ETF 거래까지 허용될 경우 상품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거래대금 성장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