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인이 지분을 100% 보유한 대표이사에게 수십억원의 상여금을 지급했을 때 해당 상여금이 정상적 대가가 아닌 법인의 이익 분배 목적이라면 과세 대상이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태양광 발전사업 시행 법인 A사가 삼성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지난 5월28일 원고가 일부 승소한 판결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세무서장이 부과한 법인세 약 38억3300만원 중 2억1100만원에 대해서만 취소하고, 나머지 A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실상 원고인 A사가 패소한 판결이다. 소송 비용 역시 A사가 95%를 부담하게 됐다.
A사는 충남 태안 일대에서 대규모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 법인이다. A사는 전까지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다가 2022년 투자유치금 및 용역 대금 약 355억원을 수령했다. 이후 A사는 △회사 대표이사 B씨에게 80억원 △나머지 4명의 직원에게 37억5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총 117억5000만원의 상여금을 지급했다.
이외에도 A사는 같은 해 B씨에게 4억330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A사는 상여금과 급여를 손금으로 계산했다. 법인세법상 상여금·급여가 손금으로 인정되면 법인세를 매기는 소득이 줄어들어 법인세 부담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또 A사는 B씨에게 무담보·무이자 조건으로 71억원을 대여하기도 했다.
문제는 B씨가 A사 지분의 100%를 가진 대표이사라는 점이다. 사실상 B씨가 다른 견제 장치 없이 본인의 상여금과 대여금을 결정한 것이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은 검찰의 고발요청에 따라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통합세무조사를 실시한 후 "이 사건 상여금은 이익처분에 의한 상여로서 법인세법상 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피고 삼성세무서장은 2022년 사업연도에 귀속되는 법인세·근로소득세를 부과했다.
이에 불복한 A사는 법인세 등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A사는 "특별상여금은 B씨 및 임직원들의 직무수행에 대한 정당한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며 "법인의 사업 수행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에 해당해 손금 산입의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71억원의 무담보·무이자 대여금에 대해선 정상적인 금전소비대차계약에 따른 것으로 소득세의 과세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법인의 이익을 대표 개인에게 분배하려는 목적이 인정되는 이상 해당 비용은 과세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B씨에게 지급한 상여금이 정상적인 대가가 아닌, 법인의 이익을 이전하기 위해 보수의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대표 B씨가 회사의 100% 지분을 보유해 보수와 상여금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던 점 △A사 측이 조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B씨에게 최대한 많은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법무·회계 자문을 받아 검토한 점 등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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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B씨가 빌린 71억원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대여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무담보·무이자 조건으로 금액이 대여된 점 △B씨가 해당 자금 대부분을 고가 자산 취득 등에 사용한 점 △실질적인 상환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일부 직원에게 지급한 상여금은 실제 업무 기여도와 지급 경위 등을 고려해 손금 산입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 2억1100만원 상당을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에 대해선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