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정부 시절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취업 청탁을 위해 민간 기업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부장판사 임혜원)은 13일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의 업무 방해 혐의 1심 선고기일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인사비서관 권모씨와 전직 국토부 운영지원과장 전모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은 2020년 8월 국토부가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민간 기업 한국복합물류에 압력을 행사해 이 전 부총장을 취업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장관에겐 전씨와 공모해 2018년 7월 또 다른 정치권 인사 김모씨를 한국복합물류 상근고문으로 취업시키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도 제기됐다.
재판부는 판결에 앞서 이 전 부총장이 검찰에 임의 제출한 USB, 휴대폰, 통화 녹음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위법수집증거라는 노 전 실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임혜원 부장판사는 이들의 행위가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임 부장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론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 등이 지위를 이용해 위력을 행사했다 볼 수 없다"며 "한국복합물류에 위력을 행사해 인사 업무를 방해한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관행에 따른 추천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임 부장판사는 "한국복합물류는 국토부의 관리·감독을 받으며 사업을 해왔고 상근고문은 국토부가 추천해 온 관행이 있었다"며 "회사 대표이사와 인사팀도 이 전 부총장 채용 자체에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이 또 다른 정치인 출신 인사 김모씨의 상근고문 채용에 관여한 혐의도 같은 이유로 무죄로 판단됐다. 김씨도 국토부 추천 관행에 따라 추천됐으며 기업이 자체 검토를 거쳐 채용했으므로 위력에 의한 업무 방해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노 전 실장은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실체가 없는 사건을 검찰이 기소한 것"이라며 "누구의 압력으로 기소된 것인지 향후 반드시 밝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사건 시작 후 5년 만에 1심 판결이 나왔다. 이 사건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국토부 공무원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그동안 수고했단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더 이상 공직자들이 정치 보복 수사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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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전 부총장은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 전 부총장은 지난 20·21대 국회의원 선거와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서초갑 지역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 전 부총장은 2020년 4월 제21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노 전 실장을 만났다. 이 전 부총은 만남 직후 '실장님 찬스뿐'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22년 이 전 부총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한국복합물류 취업에 노 전 실장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이후 검찰은 국토부와 한국복합물류, 전직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 인사비서관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를 불러 조사한 뒤 이들을 기소했다.